HD현대重, 4일 임단협 상견례…‘타임오프’로 신경전
한화오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놓고 이견차
삼성重, 지난해 현장직 노조 출범…노사 관계 새 국면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시즌이 도래했다. 조선업이 호황을 맞은 만큼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인상과 정년 연장, 주식 성과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어 최종 타결까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오는 4일 울산조선소에서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상견례에는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백호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위원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사는 타임오프를 둘러싼 갈등으로 상견례 날짜가 두 차례나 연기됐다. 타임오프는 노조 전임자가 노조 활동을 위해 쏟는 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해 회사가 급여를 주는 제도다.
사측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타임오프를 시정하라고 명령함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전임자 조정을 요구했다. 현재 노조 집행 간부는 40명이지만 타임오프에 따라 노조가 둘 수 있는 노조 전임자는 11명이다.
이에 사측은 29명의 노조 전임자들에 대해 현장 복귀를 명령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교섭 시작을 알리는 상견례 전부터 신경전을 벌인 양측은 본교섭에서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 요구안에 사측에서 수용하지 못할 내용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교섭 효율화를 위해 올해 공동 교섭을 진행하는 HD현대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는 사측에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임금피크제 폐기 △정년 60세→65세로 확대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2024 단체교섭은 조합원들의 간절한 바람”이라며 “깡통노조가 아닌 강철노조를 만들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달 30일 상견례 갖고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했다. 다만, 양측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여부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발표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300%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RSU는 중장기 성과 평가를 통해 일정 기간 뒤에 주식 또는 현금을 주는 성과 보상 제도다.
하지만 사측은 RSU가 경영목표를 달성했을 때 지급되는 것이 원칙인데다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해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화오션은 지난해 연간 기준 196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이 경우, 지난해 창립 50년 만에 현장직 노조가 출범한 상태다. 노조 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9년 만에 연간 흑자에 성공한 만큼 추가적인 보상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 이어지면 선박 건조에 차질이 생겨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제 막 교섭을 시작한 상황이니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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