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형ISA 인기 끌며 증권사 잔고 급성장…조만간 은행 넘어설 듯
ISA 납입·비과세한도 늘리고 ‘국내투자형’ 신설로 투자자 관심 쏠려

최근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혜택을 강화하기로 나서면서, 증권사의 중개형ISA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며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리테일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쏟으면서, 그 중심에 ISA가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말 기준 ISA 총 투자금액은 26조원으로, 전년말 23조원 대비 3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SA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증권업계였다. 올 3월 한 달간 증권사의 신규 ISA 가입금액은 7762억원에 달했다.
증권업계가 ISA 시장에서 빠르게 승기를 잡음에 따라 기존 1위인 은행권을 조만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한 달간 은행권의 ISA 투자금액은 660억원이 오히려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증권사의 총 누적 투자금액은 12조3010억원으로 집계되며 은행권(13조7706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한 모양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말만 해도 은행의 ISA 총 투자금액은 12조3849억원에 달하는 반면, 증권사는 7조6753억원에 불과해 차이가 크게 벌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의 성장세다.
앞서 국회는 ISA 가입자 대상 혜택을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에는 ISA의 납입 한도를 현행 연 2000만원에서 연 4000만원, 총액 1억원 한도에서 2억원 한도로 상향하며 비과세 한도도 현행 200만원(서민형 400만원)에서 500만원(서민형 1000만원)으로 늘리는 안 등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기존 ISA에 가입할 수 없었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가입할 수 있는 국내투자형 ISA가 신설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ISA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특히 증권사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중개형 ISA에 대한 인기가 올라가면서 증권사의 ISA 투자금이 빠르게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중개형 ISA는 2021년 도입된 이후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에서는 신탁형‧일임형 ISA만 판매할 수 있다. 중개형 ISA는 증권사에서만 판매 가능하다. 특히 중개형 ISA는 해지 후 연금 계좌로 이체할 경우 최대 3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는 장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금투협 공시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중개형 ISA의 가입자수는 421만명에 달한다. 신탁형(83만명)‧일임형(14만명)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이다.
현재 각 증권사들의 정확한 ISA 가입자수 및 금액 규모는 공식적으로 공시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리테일층이 두터운 초대형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가입자수 및 잔고가 늘어나고 있다.
KB증권은 올 1분기 중개형 ISA의 입금액이 전 분기 대비 약 2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가입 고객수 또한 지난해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양도소득세를 아끼기 위해 중개형 ISA에서 해외주식 상장지수펀드(ETF), 해외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하는 양상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향후 혜택 증대에 따른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고객 유치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에서 ISA가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아직 그리 크진 않지만 계좌 개설을 통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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