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30조원 규모 수주전 놓고 프랑스와 2파전 경합 중
유럽 시장 교두보…향후 폴란드 등 추가 수주 가능성↑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30조원 규모에 달하는 체코 원전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팀코리아’를 꾸린 두산은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수출로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15년 만에 해외 원전 수주라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체코전력공사가 발주한 두코바니·테믈린 지역 1200MW 규모 원전 최대 4기 건설 프로젝트는 오는 7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연내 본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현재 팀코리아와 프랑스 EDF가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아직 유럽 지역에서 원전을 건설한 경험이 없지만, 체코 원전 사업 수주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저렴한 예산과 짧은 공사 기간 등은 한국형 원전의 강점으로 꼽힌다. 현지 평가도 긍정적이다. 체코 현지 언론 ‘경제저널’은 최근 “한국이 저렴한 가격으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 승리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경쟁 상대인 프랑스의 절반 수준인 건설 단가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당 3571달러로 프랑스(7931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두산은 체코 원전 수주전을 반드시 따내겠다는 각오다. 이에 박정원 회장이 현지로 달려가 한국과 체코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원전 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두산은 해외수출 1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15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해외 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이 체코 원전사업을 수주하면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하고,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수소‧가스터빈 등 무탄소 발전기술을 두산스코다파워에 제공해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 전초기지로 부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이다.
두산이 이번 수주전에 유독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체코 원전 수주가 유럽 수출 교두보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 지역 원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향후 폴란드와 영국, 스웨덴, UAE 등의 수주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회사 측 중장기 전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그룹은 오는 2025년 이후 국내외 대형원전 수주 확대로 연평균 10조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잡은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잔고는 14조9839억원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체코 원전의 수주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폴란드, UAE의 원전 기회도 가시권에 있다”면서 “하반기 발표될 체코 원전 수주 결과를 시작으로, 해외 원전 수주 낭보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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