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카카오IX 차이나·컬러버스 재팬 청산
픽코마 유럽법인도 철수 결정…비주력·저성과 해외사업 축소
그룹 차원에서 해외 전략 재편 나설 듯
카카오가 비주력 계열사들의 해외법인을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전사적 차원에서 경영쇄신에 나서는 가운데, 그동안 계열사 단위로 방만하게 추진됐던 글로벌 사업의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20일 카카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IX의 중국법인인 ‘카카오IX 차이나’를 올 1분기 청산했다. 카카오IX는 캐릭터 상품 유통 및 캐릭터 IP(지식재산)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다. 카카오IX 차이나는 2018년 10월 설립 후 2020년 9월 상하이에 카카오프렌즈 중국 1호 직영 매장을 론칭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카오IX는 2021년부터 영국, 미국, 일본 법인을 차례로 철수하고, 현재는 홍콩 법인만 남긴 상황이다. 다만, 카카오는 IP 콘텐츠를 기반으로 현지 라이선스 파트너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계열사인 메타버스 개발사 ‘컬러버스’의 일본 법인(컬러버스 재팬)도 같은 기간 철수했다. 컬러버스 재팬은 지난해 5월 일본 ‘리얼리티 XR 클라우드’와 일본 현지 메타버스 서비스와 관련한 업무 제휴를 맺기도 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결국 사업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컬러버스의 경우, 일본 법인 뿐만 아니라 본사도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해 6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부터는 메타버스 서비스 ‘퍼피레드M’ 운영을 종료하기도 했다.
또한 글로벌 웹툰 계열사 카카오픽코마는 프랑스 현지에 있는 유럽 법인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에서 서비스 중인 종합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도 오는 9월 서비스를 종료한다.
카카오픽코마는 예상보다 프랑스 시장의 성장세가 부진하다고 판단해 유럽 법인을 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후 픽코마의 시장지배력이 높은 일본을 거점 삼아 시장성이 확인되는 국가로 재진출할 계획이다.
카카오가 이처럼 계열사 해외 법인을 정리하는 이유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본사 차원으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6일 발송한 주주서한에서 “카카오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구심력을 갖고 규모에 걸맞은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체계를 정립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올해초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개선해 외부 투자 프로세스를 강화했고, 경영진 임면 프로세스를 강화했다. 해당 절차를 통해 영입된 재무, 법무, 노무 전문 경영진과 함께 그룹 거버넌스를 체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글로벌 사업 확장과 AI 두 축으로 장기 성장 방향성을 설정했다. 카카오의 핵심 가치와 부합하면서 기존 주요 사업 대비 더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현재 카카오 그룹 전체 매출 중 글로벌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지만, 콘텐츠 중심 서비스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그동안 추구했던 확장 중심의 경영 전략과는 달리 올해는 카카오톡의 본질에 부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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