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유진·BNK투자증권 등 두 자릿수% 분기순익 악화
IBK·다올은 실적 향상…충당금 규모·IB 수익 증감 여부가 명운 결정

올 1분기 실적 호조를 보인 대형사들과 달리 중소형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대체로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사들의 주 수익원인 부동산 PF에 대한 충당금 적립과 IB 관련 실적 악화 여부가 영향을 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한 SK증권, 하이투자증권을 포함해 다수의 중소형사들이 전년 대비 실적 하락을 겪었다.
SK증권은 당기순손실 59억원을 기록했으며 하이투자증권도 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각각 적자전환했다.
적자는 면했지만 두 자릿수%(퍼센테이지)의 큰 하락세를 보인 증권사들도 다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전년 동기보다 47% 감소한 151억원의 순익을 냈다. 유진투자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45% 하락한 15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BNK투자증권은 전년 동기보다 23.6% 하락한 14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중소형사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낸 곳들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으로 766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중 영업외수익 795억원은 그 동안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던 토스뱅크를 제외한 데 따른 것이다.
또 IBK투자증권은 전년대비 58.2% 오른 387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다올투자증권은 순이익 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2.5%나 성장하기도 했다.
각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번 1분기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의 희비를 가른 주 요소는 IB 부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지속된 부동산PF의 여파로 충당금이 대거 발생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증권사들이 다수 있다.
SK증권은 올 3월말 기준 93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전년 대비 크게 늘리며 적자전환했다는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적자를 본 하이투자증권은 IB 및 PF 관련 수익이 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6.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침체에 대응해 부동산 익스포저를 낮춘 데 따른 것이다.
BNK투자증권 역시 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561.7% 늘어난 311억원으로 급증하며 순이익이 늘었으며 IB 관련 수익도 줄었다. 현대차증권도 부동산 관련 신규 딜이 축소됐고, 충당금 적립 기조를 이어가면서 실적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다올투자증권은 이미 전년도에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적립한 만큼 올해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설명이다. IBK투자증권도 주 사업부문인 중소기업(SME) 부문에서 스팩 합병상장 관련 평가이익이 대거 발생했고 IB 수수료수익이 늘어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한편, 중소형사 실적 악화의 주 요인인 부동산 PF를 정상화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방안이 최근 발표되면서 업계에서는 조심스레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3일 ‘부동산PF 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통해 사업성 평가 분류를 세분화하고,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경매 절차를 추진하는 등 사업장 ‘옥석 가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부동산 PF 평가기준 개선방안으로 인해 브릿지론 및 토지담보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 금융업권에 대한 영향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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