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인카드 매출 130조원…1년새 1.33%↑
국민카드, 점유율 20%대 수성…‘법카 명가’ 유지
롯데카드, 고객 니즈 반영…1년새 점유율 대폭 상승
카드사, 건당 이용금액 큰 법인 고객 유치 사활
법인카드 시장 규모가 커지며 카드사들의 점유율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법인카드 고객의 경우 개인 고객보다 건당 이용금액이 크고, 지난 2021년 법인회원 경제적 이익 제한법 시행 이후에는 혜택 역시 제한을 두게 된 만큼 고객 유치 자체가 카드사들의 수익성 제고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수익성 악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카드사들 역시 법인카드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KB국민카드가 법인카드 시장 내 굳건한 1위 자리를 지키며 ‘법카 명가’ 자존심을 지켰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구매전용 금액을 제외한 연간 법인카드 이용실적은 129조99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27조7364억원) 대비 1.33%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법인카드 실적이 높은 곳은 KB국민카드였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연간 법인카드 이용실적은 27조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법인카드 시장 내 점유율은 20.94%에 달한다.
전체 7개 카드사 중 법인카드 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곳은 KB국민카드가 유일했다. 지난해 말 기준 법인카드 시장 점유율 2,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카드, 하나카드와도 4%포인트 이상의 압도적인 격차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는 “B2B 신시장 발굴 및 KB금융그룹 시너지 확대를 통한 지속적인 노력이 기업카드 매출 증대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기업실적 성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기업 Biz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고객 대상 맞춤형 솔루션 제공과 파트너십 모델 고도화를 진행하는 등 기업 제휴 영업의 광폭 확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골자다.
다만 전년 대비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전체적인 법인카드 실적 및 시장 규모가 커지게 되며 각 사가 파이를 나누게 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국민카드의 법인카드 점유율은 23.05%를 기록했다. 1년새 2.12%p(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이에 KB국민카드는 올해 직제 개편 및 조직 강화를 통해 법인카드 매출을 보다 제고한다는 설명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기업 매출 점유율 1위 달성을 토대로 올해에는 직제 개편을 통해 ‘기업고객그룹’을 새롭게 재편했다.
신규 재편된 기업고객그룹 하에 ‘SOHO/SME본부’를 신설하고, 산하 부서 재편을 통해 기업 회원을 중심에 둔 B2B 및 B2C 등 제휴사와 전방위적 협업 진행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강화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토탈 솔루션 고객관리 △B2B Payment △임베디드 파트너십 모델 확대 등 기업 Biz 영업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면서 “기업과 동반성장하는 No.1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파트너십 기업제휴 모델 확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법인카드 이용실적 자체는 높지 않았으나, 점유율 상승폭이 가장 컸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법인카드 이용실적은 8조8889억원으로, 이에 따른 점유율은 6.87%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롯데카드의 법인카드 점유율이 5.7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1.1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법인카드 담당 조직을 금융사업본부로 편입하는 등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법인회원 니즈에 맞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법인전용 홈페이지/모바일 개선 및 업계 최초 태블릿 입회 프로세스 도입 통한 고객 편의 증대 등이 실적 증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스타트업 대상 ‘고위드 법인카드’ △경비지출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토빌 법인카드’ △프리미엄 서비스에 특화된 ‘아멕스 플래티넘 프리미엄 비즈니스 카드’ △법인회원 특성에 맞춘 항공마일리지 상품 ‘대한항공 법인크레딧 롯데카드’ 등 고객 니즈에 맞춘 다양한 상품 라인업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16%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전년 대비 점유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우리카드의 법인카드 이용실적은 21조4869억원에 달한다. 전체 시장 중 16.6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전년도와 대비해서도 0.8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의 점유율은 16.20%로, 우리카드와 0.40%포인트 가량을 남겨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점유율은 전년(15.59%) 대비 0.6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의 건당 이용금액이 개인 고객보다 큰 법인카드 시장은 신용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지 오래다. 특히 지난 2021년부터 법인회원에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카드 이용액의 0.5% 이내로 제한되며 점유율 등 회원 유치 능력 자체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인 회원의 경우 통상 개인 회원 대비 이용금액이 크고, 법인회원 경제적 이익 제한법 시행 이후에는 회사별 혜택 변별력이 줄어 더욱 카드사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면서 “혜택이 대동소이한 지금 카드사들은 개별 고객 니즈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 시스템 제공을 통해 법인회원 편의성 증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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