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 우려에 증권사 ‘감원’ 공포 현실화하나

시간 입력 2024-01-27 07:00:00 시간 수정 2024-01-26 17:31:46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하이투자증권, 이달 고직급·고령직원 대상 희망퇴직 접수
증권가엔 ‘구조조정’설 나돌아…코로나 이후 반등했던 직원수 감소할 듯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대규모 공채 부활과 증시 회복 등으로 인력 충원에 나섰던 증권사들이 다시 ‘감원’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PF발 리스크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금융당국의 주문으로 대규모 충당금이 적립됨에 따라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일부 증권사는 희망퇴직을 받거나 부서를 감축하는 등 조직 효율화에 팔을 걷어부쳤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초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현재 접수를 한 대상자들은 아직 퇴사조치가 되진 않은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1968년 이전 출생자 및 20년 이상 근속자 등 고령, 고직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며 “고연령, 고직급 직원 비중이 커 인력구조 효율화를 위해 희망퇴직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임금피크제가 도입돼 있지 않은 만큼 고직급 직원의 비중이 인건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증권가에는 주요 증권사들이 대규모 감원을 연이어 단행할 것이라는 설이 돌면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아직 대형 증권사 중 올 들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곳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당분간 감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주요 증권사 중 순이익 추정치가 1조원을 넘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1~3분기 증시 회복으로 대형사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졌음에도 4분기 충당금 대거 발생으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 체제로 전환된 뒤 부활했던 대규모 공채의 규모도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반기에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등이 공채를 진행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이후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대체로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협회 등록된 증권사의 총 임직원수는 △2020년 3만7479명 △2021년 3만8897명 △2022년 3만9634명까지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21년 역대급 증시 호황기를 맞으며 증권사들의 충원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부동산PF 발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감축이 일어났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는 임직원수가 3만9070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장 상황이 전년도에 비해서도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비대면 영업이 보편화되면서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