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반 신생사·기존 증권사들도 리테일 수익 크게 늘어
시장 반등 타고 MTS 강화 나서…대형사 위주 분위기 속 점유율 늘리기 안간힘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수익 내 PF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리테일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리테일 비중이 낮았던 이들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거나 신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고객잡기에 안간힘이다. 실제 다수의 중소형사들은 리테일 관련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2조원 이하 중소‧중견 증권사 14곳(DB금융투자‧IBK‧교보‧다올‧신영‧유안타‧유진‧이베스트‧카카오페이‧토스‧하이‧한양‧한화‧현대차증건) 중 11곳의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증시가 회복되면서 위탁매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수수료수익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중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등 핀테크 기반 신생 증권사들이다. 이들은 올 3분기 각각 643억원과 53억원의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을 거둬 전년 동기 320억, 17억원 대비 100.9%, 211.8%씩 급등했다.
전통적인 중소형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익도 증가세를 보였다. 중견급 증권사 중 리테일에 가장 강점을 보이는 유안타증권은 올 3분기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으로 1487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동기(1286억원)보다 1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투자증권은 736억원에서 824억원으로, 현대차증권은 333억원에서 449억원으로 각각 12%, 34.8%씩 늘었다고 공시했다.
이밖에 DB금융투자는 501억원에서 510억원으로, IBK투자증권은 236억원에서 298억원으로, 신영증권은 74억원에서 110억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378억원에서 455억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383억원에서 441억원으로 늘었다.
중소‧중견 증권사들의 전체 이익에서 리테일의 비중은 대형사 대비 극히 적다. 하지만 자기자본 기준 최대 40%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PF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리테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디지털 채널 개편이다. 모바일로 투자를 하는 투자자의 비중이 커지면서 그간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디지털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는 분위기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5월 새로운 MTS ‘내일’을 출시하고, 개인화된 콘텐츠 등을 수록하면서 고객 잡기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지목하는 ‘월간 ETF’ 서비스도 내놓았다.
IBK투자증권도 MTS 개편을 위한 재구축 사업 공고를 내고 제안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를 통해 디자인과 내부 콘텐츠 등 전반적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다. IBK투자증권은 올 초 디지털혁신(DT)을 진두지휘하는 DT부문을 신설하고, 대형 증권사 출신 디지털 담당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DB금융투자도 이달 자사 MTS 내 ‘알파증권’ 모드를 추가, 투자자 편의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채권 정보를 추가한 것도 특징이다.
다만 리테일 시장은 투자자들의 대형사 선호 현상이 뚜렷한 특성으로 인해 중소형사들이 수익성을 크게 늘리기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의 경우 부동산PF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매물에 투자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 리스크 부담이 더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리테일 확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나, MTS 특성상 기존 증권사의 것을 지속적으로 쓰는 경향이 커 점유율을 늘리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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