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카드사 연체율 1.67%…전년比 0.60%p↑
대환대출 잔액 1조3709억…1년새 44.34%↑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카드사 건전성 ‘어쩌나’
카드사 7곳 중 3곳의 연체율이 2%대를 넘어섰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부담이 커지며 상환 능력이 약화한 차주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따라 대환대출 잔액 역시 1년새 40%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대환대출을 포함한 평균 연체채권비율(연체율)은 1.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07%) 대비 0.60%p(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빌린 후 만기 내 갚지 못한 차주들이 같은 카드사에서 재심사를 거쳐 받은 대출을 뜻한다. 일명 ‘빚 돌려막기’라고도 불리는 만큼 사실상 대출의 만기를 미루는 것으로, 상환기간은 늘어나지만 기존 대출보다 금리가 늘어나 빚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처럼 고금리에 장기화에 따라 이자부담이 커진 차주들의 대환대출 이용이 늘어나며 연체율도 큰 폭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환대출 잔액은 최근 1년새 큰 폭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대환대출 잔액은 1조3709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월(9498억원) 대비 44.34%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 중 연체율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올 3분기 말 연체율은 2.25%로, 전년 동기(1.08%) 대비 1.17%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자체도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우리카드가 1년새 0.81%포인트 오른 2.10%로 집계됐다. KB국민카드 역시 전년 대비 0.68%포인트 상승한 2.02%를 기록하며, 해당 3개 카드사가 연체율 2%대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연체율이 2%대를 넘어선 3개사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1년새 카드사의 연체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의 3분기 말 연체율은 1.58%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0.94%) 대비 0.64%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이밖에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역시 각각 1.62%, 1.15%로 전년 대비 0.57%포인트, 0.3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카드사 중 연체율이 줄어든 곳은 현대카드가 유일했다. 현대카드의 올 3분기 말 연체율은 0.85%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1.02%) 대비 되레 0.17%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선제적으로 진행한 자산건전성 중심 경영에 따라 연체율 관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의 연체율 상승세는 올해 들어서도 해소되지 않는 모영새다. 올 2분기만 해도 카드사의 연체율은 1%대에서 머물렀다. 이에 따른 연체율 평균치는 1.53%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의 경우 2분기 대비 3분기 연체율이 소폭 개선된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 카드사의 연체율은 1개 분기 만에 또 한 번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이와 같은 카드사의 연체율 상승세는 향후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이 장기화되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와 고물가, 불안정한 대외 변수, 경기침체상황 개선이 지연되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연체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드사들은 비용절감과 리스크관리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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