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공급 대수 2억4000만대↑
K-디스플레이, 내년 생산 확대…LG 2000만대·삼성 200만대
車 OLED 패널 성장 가능성 엿본 삼성·LG, 신성장동력 낙점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K-디스플레이 업계가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당장 내년부터 관련제품 공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포토폴리오를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까지 연간 차량용 디스플레이 공급 대수가 2억4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운전 중에도 손과 눈 사용이 자유로워지고, 자동차내에서 영화 등 콘텐츠를 감상하는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전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올해 93억6000만달러(약 12조871억원)에서 2027년 126억3000만달러(약 16조2813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차량용 OLED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0.6%에 불과하던 차량용 OLED 패널 비중이 2026년 8.9%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이에 맞춰, K-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을 2000만대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출하량 전망치 1700만대 대비 17.6% 증가한 수치다. 독보적인 OLED 기술을 보유한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패널 생산에도 집중키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출하량을 올해 전망치인 약 30만대에서 내년에는 50만대로 대폭 늘린다는 목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내년 2000만대 출하를 목표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생산을 준비 중이다”며 “LG는 계획한 목표치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 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삼성은 내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을 200만대 수준으로 잡았다. 이는 올해 출하량 전망치 40만대와 비교해 5배나 확대된 수치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도에 생산할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모두 OLED로 생산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 확대에만 그치지 않는다. K-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패널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전장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인 ‘뉴 디지털 콕핏(New Digital Cockpit)’을 선보이며 차량용 OLED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해당 제품은 34형과 15.6형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디지털 콕핏용 디스플레이로, 좌우가 700R로 구부러지는 벤더블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최적의 시야를 제공하고, 자율 주행 모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용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폼팩터를 앞세워 차량용 OLED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S자로 휘어진 S-커브드디스플레이, 아래에서 위로 화면을 펼칠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동승석에서 냉·난방 공조나 좌석 위치 조절기로 사용하다가 필요 시 영상 시청을 할 수 있는 콘셉트의 플렉스 폴드와 플렉스 하이브리드 제품도 있다. 이 중 플렉스 하이브리드는 디스플레이를 펼칠 경우 10.5형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슬라이딩 기능을 사용하면 12.4형까지 화면을 늘릴 수 있다. 공간이 한정적인 차량 내에서 디스플레이를 확장·축소할 수 있도록 실현한 것이다.
이미 차량용 OLED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수의 완성차 업체도 확보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아우디 A8에 콘트롤러용 5.7인치 OLED를, 이듬해에는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에 7인치 e-미러용 OLED를 공급하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본격화했다. 2021년에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에, 지난해에는 BMW의 미니카인 에이스맨에 OLED 디스플레이를 납품했다.
올 4월엔 페라리와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페라리의 차세대 모델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 패널이 탑재된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페라리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오랜 기간 집약된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페라리에 걸맞은 최첨단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이겠다”며 “앞으로 페라리를 비롯해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하고, 차량용 OLED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업계 최초로 차량용 OLED 양산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는 독자 기술인 2세대 탠덤(Tandem) OLED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탠덤 OLED는 기존 제품처럼 한 개의 유기발광층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2개의 유기발광층을 사용한다. 유기발광층이 두 개인 만큼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또 OLED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시켜 수명을 늘인 것도 장점이다. 그러면서도 OLED 두께는 기존과 동일하다.
이뿐만 아니다. LG디스플레이는 2세대 대비 휘도 20%, 소비 전력 20% 등을 추가로 개선한 3세대 탠덤 OLED도 개발 중이다.
LG만의 독보적인 차량용 OLED 패널인 P-OLED도 눈길을 끈다. P-OLED는 탠덤 OLED 기술을 플라스틱 기판에 적용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구부릴 수 있는 플라스틱 OLED다. 무게는 LCD 제품보다 80%나 가벼운 반면 소비 전력은 60%나 적다.
업계 최초의 18인치 차량용 롤러블 OLED는 탠덤 소자 구조를 롤러블 패널에 적용해 보다 밝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한다. 10만번 이상 말았다 펴도 매끈한 화면을 유지하고, 영하 40도에서부터 영상 85도까지 극한의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한다.
LG는 차별화된 차량용 OLED 제품을 앞세워 이미 굴지의 완성차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04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년째 메르세데스-벤츠와 협업 중인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S클래스와 전기차 EQS, EQE 등 프리미엄 모델에 차량용 P-OLED를 공급하고 있다.
P-OLED가 적용된 벤츠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하이퍼스크린’은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곡선의 디스플레이로 뛰어난 실내 디자인을 완성한다. 직관적인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해 그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차량용 OLED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역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오토 사업 부문 매출은 2021년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2026년까지 수주형 매출 비중을 70% 수준까지 높여 수익 구조를 안정화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투명 OLED, 슬라이더블 OLED, 롤러블 OLED 등 폼팩터 혁신을 통해 전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빠르게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5년 이후 투명 OLED, 2026년 이후 슬라이더블 OLED를 순차적으로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김병구 LG디스플레이 오토사업 그룹장 전무는 지난 8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MID 2023’에서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는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지속적인 고객 가치 실현, 미래 기술 기반의 양질의 수주를 통해 2026년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매출 기준)을 달성하겠다”고 자신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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