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OLED, 황금알 낳는 거위로 ‘쑥쑥’…삼성·LG, 차 디스플레이 ‘맞대결’

시간 입력 2023-10-04 07:00:00 시간 수정 2023-10-02 21: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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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차량용 OLED 비중, 전체의 8.9%로 확대 전망
뛰어난 밝기·고화질 등 장점…최적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삼성·LG, ‘車 OLED’ 신성장동력 낙점…기술 개발 박차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공개된 삼성디스플레이의 ‘뉴 디지털 콕핏’.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전기차, 자율주행차 보급과 함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6년경에는 고부가가치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비중이 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8.9%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TV, 스마트폰에 이어 차량용 OLED 시장이 주목을 끌 전망이다.

당장,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신성장 사업으로 강화하고 나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OLED 포토폴리오를 확대하고 나섰다.  

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까지 연간 차량용 디스플레이 공급 대수가 2억4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운전 중에도 손과 눈 사용이 자유로워지고, 장기적으로 차에서 영화 등 콘텐츠를 감상하는 빈도가 확대됨에 따라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평가다.

이미 전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88억 6000만달러(약 11조9468억원)에서 오는 2027년 126억 3000만달러(약 17조328억원)로, 5년 새 42.6%나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차량용 OLED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0.6%에 불과하던 차량용 OLED 패널 비중이 오는 2026년 8.9%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트렌드포스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가 점차 대형화·고해상도화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은 LCD(액정표시장치)와 미니 LED(발광다이오드)뿐만 아니라 OLED를 복합적으로 사용해 햇빛과 같은 외부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시인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실제로 OLED는 운전 중 햇빛 반사를 뛰어넘는 밝기 수준(500~1000니트)을 자랑하고, 극한의 온도 변화(-30~70도)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최적의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또 고화질을 구현하면서도 자유롭게 디자인을 변형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이에 맞춰, 디스플레이 업계도 앞다퉈 차량용 OLED 패널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는 점도 차량용 OLED의 매력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자동차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부품 및 내·외장재 조절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해야 해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에 평균 판매가격(ASP)과 마진이 상당히 높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마진은 TV 등 가전 제품에 비해 6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전 제품과 달리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일정 물량을 제공하는 수주형 사업이다. 갑작스런 수급 불균형이나 트렌드의 변동폭이 적어 수익성 제고에도 훨씬 유리하다.

차량용 OLED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전장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인 ‘뉴 디지털 콕핏(New Digital Cockpit)’을 선보이며 차량용 OLED 기술력을 뽐냈다.

해당 제품은 34형과 15.6형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디지털 콕핏용 디스플레이로, 좌우가 700R로 구부러지는 벤더블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최적의 시야를 제공하고, 자율 주행 모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용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8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에서 공개된 삼성디스플레이 12.4형 롤러블 디스플레이. <사진=연합뉴스>

또한 삼성은 다양한 폼팩터를 앞세워 차량용 OLED 시장 공략에 나섰다. S자로 휘어진 S-커브드디스플레이, 아래에서 위로 화면을 펼칠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동승석에서 냉·난방 공조나 좌석 위치 조절기로 사용하다가 필요 시 영상 시청을 할 수 있는 콘셉트의 플렉스 폴드와 플렉스 하이브리드 제품도 있다. 이 중 플렉스 하이브리드는 디스플레이를 펼칠 경우 10.5형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슬라이딩 기능을 사용하면 12.4형까지 화면을 늘릴 수 있다. 공간이 한정적인 차량 내에서 디스플레이 확장·축소에 주목한 것이다.

기술 초격차를 통해 차량용 OLED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수의 완성차 업체도 확보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아우디 A8에 콘트롤러용 5.7인치 OLED를, 이듬해에는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에 7인치 e-미러용 OLED를 공급하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본격화했다. 2021년에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에, 지난해에는 BMW의 미니카인 에이스맨에 OLED 디스플레이를 납품했다.

올 4월엔 페라리와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페라리의 차세대 모델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 패널이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페라리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오랜 기간 집약된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페라리에 걸맞은 최첨단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이겠다”며 “앞으로 페라리를 비롯해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하고, 차량용 OLED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8월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MID 2023’에서 공개된 LG디스플레이 18인치 차량용 롤러블 OLED 패널. <사진=LG디스플레이>

2019년 업계 최초로 차량용 OLED 양산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는 독자 기술인 2세대 탠덤(Tandem) OLED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탠덤 OLED는 기존 제품처럼 한 개의 유기발광층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2개의 유기발광층을 사용한다. 유기발광층이 두 개인 만큼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또 OLED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시켜 수명을 늘인 것도 장점이다. 그러면서도 OLED 두께는 기존과 동일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LG디스플레이는 2세대 대비 휘도 20%, 소비 전력 20% 등을 추가로 개선한 3세대 탠덤 OLED도 개발 중이다.

LG만의 독보적인 차량용 OLED 패널인 P-OLED도 눈길을 끈다. P-OLED는 탠덤 OLED 기술을 플라스틱 기판에 적용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구부릴 수 있는 플라스틱 OLED다. 무게는 LCD 제품보다 80%나 가벼운 반면 소비 전력은 60%나 적다.

업계 최초 18인치 차량용 롤러블 OLED는 탠덤 소자 구조를 롤러블 패널에 적용해 보다 밝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한다. 10만번 이상 말았다 펴도 매끈한 화면을 유지하고, 영하 40도에서부터 영상 85도까지 극한의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한다.

LG는 차별화된 차량용 OLED 제품을 앞세워 이미 굴지의 완성차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04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년째 메르세데스-벤츠와 협업 중인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S클래스와 전기차 EQS, EQE 등 프리미엄 모델에 차량용 P-OLED를 공급하고 있다.

P-OLED가 적용된 벤츠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하이퍼스크린’은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곡선의 디스플레이로 뛰어난 실내 디자인을 완성한다. 직관적인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해 그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P-OLED로 구성된 디지털 콕핏. <사진=LG디스플레이>

차량용 OLED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역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오토 사업 부문 매출은 2021년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2026년까지 수주형 매출 비중을 70% 수준까지 높여 수익 구조를 안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투명 OLED, 슬라이더블 OLED, 롤러블 OLED 등 폼팩터 혁신을 통해 전 세계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빠르게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5년 이후 투명 OLED, 2026년 이후 슬라이더블 OLED를 순차적으로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병구 LG디스플레이 오토사업 그룹장 전무는 지난 8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MID 2023’에서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는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지속적인 고객 가치 실현, 미래 기술 기반의 양질의 수주를 통해 2026년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매출 기준)을 달성하겠다”고 자신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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