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카드사 NPL비율 1.06%…전년比 0.31%p↑
카드사 건전성 일제히 역성장…현대카드만 개선
현대카드 “시장 악화 예상해 보수적 경영 기조 지속”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올 들어 지속 1%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 조달비용이 높아지며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된 영향이다. 이 가운데 현대카드의 경우 1분기 들어 2분기에도 전년 대비 되레 개선된 NPL비율을 기록하며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NPL비율 평균치는 1.0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0.74%) 대비 0.31%p(포인트) 가량 악화된 수준이다.
NPL비율은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연체돼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의 비중을 의미한다. 카드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NPL비율이 1년새 0.6%포인트 늘어나며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신한카드는 지난해 0.8%에서 올 2분기 1.4%로, 하나카드는 0.6%에서 1.2%로 악화됐다.
뒤를 이어 △삼성카드 0.9%(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 △롯데카드 1.2%(0.3%포인트 상승) △우리카드 0.9%(0.3%포인트 상승) △KB국민카드 1.1%(0.2%포인트 상승)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전체 카드사의 건전성 지표가 뒷걸음질 친 가운데, 현대카드만이 전년 대비 NPL비율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카드의 올 2분기 NPL비율은 0.7%로, 전년 동기(0.9%) 대비 0.2%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올 2분기 NPL비율 역시 전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경우 앞서 올 1분기에도 전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개선된 지표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카드의 올 1분기 NPL비율은 전년 동기(1.0%) 대비 0.3%포인트 개선된 0.7%에 그쳤다.
올 1분기 7개 카드사의 건전성이 일제히 역성장하며 NPL비율 평균치는 전년 대비 0.29%포인트 악화된 1.06%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현대카드가 나홀로 개선세를 보인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상황 악화를 예상하고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왔다”며 “특히 채권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등 연체율을 꾸준히 관리해온 점도 NPL비율 개선에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 조달비용이 뛰며 카드사의 NPL비율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의 NPL비율은 2022년 1분기 0.77%, 2분기 0.73% 등에 불과했다. 하지만 같은 해 3분기 0.74%, 4분기 0.84%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올 들어서는 1%대를 지속하고 있다.
올 1분기 대비 2분기 들어서는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곳도 있었다. 특히 롯데카드의 NPL비율은 올 1분기 1.5%에 달했으나, 2분기 들어서는 0.3%포인트 개선된 1.2%를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의 NPL비율도 직전 분기 대비 0.1%포인트 가량 소폭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하나카드와 신한카드는 직전 분기 대비 NPL비율이 또 한 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카드의 경우 올 1분기 0.8%로 0%대에 그쳤으나, 2분기 들어서는 1.2%로 큰 폭 올랐다. 1개 분기 만에 0.4%포인트 가량 악화된 수준이다. 신한카드는 1분기 1.2%에서 2분기 1.4%로 1개 분기 동안 0.2%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들의 NPL비율이 낮아지기 위해서는 조달비용이 우선적으로 낮아져야 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 20일 기준 카드사들의 주요 조달 수단인 여신금융전문채(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4.615%로, 지난달 21일(4.500%) 대비 0.11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초 2.4%대에 수준에 불과하던 여전채 금리는 같은 해 11월 한때 6.0%초반대까지 올라서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4월 말 3.961%였던 여전채 금리는 5월 말 4.111%까지 오르더니 최근 들어 다시 4% 중반 수준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운용금리가 상승하며 카드론 금리와 현금 서비스, 대출성 채권 이자율 등이 함께 높아진 것이 NPL비율 상승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차주들이 돈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늘어나고, 차주들이 돈을 못 갚는 기간이 늘어나며 NPL비율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NPL비율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조달비용이 낮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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