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최신 설비 갖춘 한화오션 시흥 R&D캠퍼스, R&D로 방산 도약 꿈꾼다

시간 입력 2023-09-18 14:00:00 시간 수정 2023-09-18 08: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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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7개 크기 면적에 최신식 건물과 세계 최대 규모 설비 확보
국내 조선업계 유일 음향수조 갖춰…방산 기술력 극대화
2040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 이상 목표 제시

한화오션 시흥 R&D센터 전경. <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이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룹 목표인 ‘2030년 글로벌 톱10 방산기업’ 도약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한화오션 방산의 중심에는 시흥R&D 캠퍼스가 자리 잡고 있다. 최신식 설비와 시설을 갖춰 한화오션의 방산 확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업계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음향수조 모습. <사진제공=한화오션>

◇“2030년 업계가 놀랄 일들 만들 것”

지난 15일 찾은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는 최신 시험 설비들이 즐비했다. 이 곳은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내에 위치하고 있는데 친환경·스마트십·함정에 대한 연구가 모두 이뤄지고 있다.

이 곳에 들어서자마자 느낀 것은 최신식 건물의 깔끔함과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큰 면적이었다. 2018년 12월 문을 연 이 곳은 건물들이 지어진 지 5년도 지나지 않아 외관은 물론 내부도 깨끗했다. 특히 R&D 캠퍼스 면적은 5만㎡로 축구장 7개 크기를 넘는 규모다.

이날 기자단을 맞이한 김중규 한화오션 중앙연구원장은 “2조원 유상증자 중에 9000억원을 방산에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를 통해 해외 조선소를 유치할 것”이라며 “친환경과 디지털에도 6000억원을 투자해 무탄소를 추진하고 완전 무인 자율운항선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닌 어이 “2040년 매출 30조원 이상, 영업이익 5조원 이상을 올리는 멋진 회사를 만드는 산실이 R&D 캠퍼스가 될 것”이라며 “2030년에는 업계가 놀랄 일들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음 방문 장소는 한화오션이 자랑하는 음향수조였다. 음향수조는 국내 조선업계 중 유일하게 한화오션만 보유하고 있는 설비다. 군함·잠수함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 음파를 탐지하거나 무력화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음향수조는 길이 15미터, 폭 15미터 크기로 깊이는 10미터에 달했다. 특히 수심은 8.5미터로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앞 수심과 동일하고, 수조에 들어가는 물의 양만 가정용 욕조 1만개 용량으로 거대했다.

선체에서 공기방울을 분사시켜 수중 소음을 줄이는 실험도 볼 수 있었다. 공기방울이 분사되면 선체를 감싸게 되고, 배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공기방울을 만나면서 감소하게 되는 원리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음향수조 실험은 민감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이나 진동을 차단하기 위해 수조 벽이 1미터로 두껍다”며 “수조 모양도 직사각형이 아닌 살짝 어긋나게 설계해 음파가 수조 내에서 수조 벽에 의해 도는 것을 방지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의 자율운항선 관제센터. <사진제공=한화오션>

◇세계 최대 규모 실험 설비 갖춰

이어 방문한 곳은 육상관제센터와 자율운항선 관제센터였다. 육상관제센터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고, 선박 실시간 모니터링 및 운항 정보 분석 서비스 개발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제공하는 실시간 모니터링 서비스는 선박 내 진동센서를 설치해 실시간 상태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이상현상을 감지하고, 진단까지 내린다.

자율운항선 관제센터는 자율운항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실제 선박을 운항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었는데. 한 쪽 벽면을 모니터로 채워 선박이 바다에서 운항하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AI(인공지능)는 바다 위 선박과 장애물을 감지해 충돌 위험 정도를 알려주고 있었다.

공동수조에서 선박의 공동현상을 실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의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도 볼 수 있었다. 공동수조는 길이 62미터, 높이 21미터를 자랑하는 터널 모양의 대규모 수조다. 이 수조에는 3600톤의 물이 들어있는데 모터를 장착해 최대 초속 15미터까지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물속에서는 선박이 운행함에 따라 압력이 급격하게 변동하고, 이에 따라 물이 기체 상태로 변한다. 여기서 기포가 발생하게 되는데 기포가 소음과 진동을 일으키게 된다. 결국 이 기포로 인해 선박 프로펠러에 충격이 전해져 침식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추진력도 떨어지게 된다. 공동수조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줄이기 위한 실험이 한창이었다.

실제로 모형 선박의 프로펠러가 수조 안에서 돌아가고 있었으며, 실시간으로 카메라가 프로펠러가 받는 영향을 촬영하고 있었다.

공동수조를 담당하고 있는 한화오션 관계자는 “선박에서 공기를 분사하면 마찰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데 공동수조에서는 이를 연구하고 있다”며 “특히 특수선에서는 적에게 탐지될 수 있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실험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인수조 역시 길이 300m·폭 16m로 역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여기서는 모형 선박이 움직이면서 저항력·자동추진·조종 성능 등을 시험한다. 특히 예인수조는 7m 내에서 수심 조절을 할 수 있어, 깊은 바다를 지나는 상선부터 얕은 연안서 작전을 수행하는 함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박에 대한 맞춤식 실험이 가능하다.

여기서 사용되는 모형 선박도 향후 3D 프린터로 제작될 예정이다. 현재는 목재를 쌓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한화오션은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를 통해 모형 제작에 성공한 바 있다. 3D프린터로 모형 선박을 제작할 경우 제작 기간을 40%까지 단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험에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까지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R&D에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한화그룹 내에는 전투체계(CMS), 엔진 컨트롤 시스템 등 역량을 갖고 있으며, 한화오션의 기존 기술력이 더해지면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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