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감산에도 국제 유가 70불 아래로 ‘뚝’…중국 경제 부진 요인 가장 커

시간 입력 2023-06-14 07:00:00 시간 수정 2023-06-13 23: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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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향 안정세 지속…국내 경유가 2년만에 1400원 아래로
미·이란 핵 협상설에 이란산 원유 수출 재개 가능성 커져
골드만삭스도 유가 전망 하향조정

11일 서울의 한 주유소. <사진제공=연합뉴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4%(3.05달러) 급락한 67.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지난 3월 17일 이후 최저치다.

같은 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3.9%(2.95달러) 급락한 71.84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는 종가 기준으로 2021년 12월20일 이후 최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발표 이후 소폭 상승했다, 다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달 5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진행한 데 이어, 내달부터 하루에 100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 감산 조치로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900만 배럴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사우디의 감산 선언 직후인 5일, WTI 가격은 1.2% 상승한 배럴당 72.6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 가격은 1.0% 올라간 배럴당 76.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사우디 감산 조치로 국제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수요 부진 우려가 지속되면서 유가는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석유제품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한 결과를 보인 탓이다. 중국의 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하락했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와 관련,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매니저는 “올해 예상되는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중국의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는 걱정거리”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가능성도 국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영국의 중동 전문 매체인 ‘미들 이스트 아이’는 소식통을 인용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축소하는 대가로 미국이 일부 제재를 완화해주는 방안에 대해 합의가 임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양국간 핵 협상이 현실화할 경우, 이란산 원유 수출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당사자인 미국과 이란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 옹은 최근 “이란의 원자력 산업 인프라가 유지된다면 서방과의 핵합의는 문제 없다”며 핵협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95달러에서 86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유가 전망치 하향 조정은 최근 6개월 동안 세 번째다. 러시아, 이란 등 미국 제재를 받는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량이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이 유가 상승을 지속적으로 억누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평균 유가 전망치는 기존 88달러에서 82달러로, 내년 전망치도 99달러에서 91달러로 내려갔다.

국제 유가흐름이 안정세를 기록함에 따라, 국내 기름값 역시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국제 유가는 2, 3주 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3일 오후 전국의 주유소 보통휘발유(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582.58원으로 전날보다 1.41원 하락했다. 경유 가격도 전날보다 1.85원 하락한 1396.55원을 기록했다. 특히 경유 가격은 전날 1399원으로 지난 2021년 6월 30일(1399.91원) 이후 약 2년 만에 1400원 아래로 내려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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