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쉽지 않은 화장품 사업…자회사 한섬라이프앤 ‘자본잠식’

시간 입력 2023-06-05 07:00:03 시간 수정 2023-06-02 17: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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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영업망 확대로 순손실 지속…1분기 완전 자본잠식
지난해 11월 모회사 한섬으로부터 90억원 운영자금 대여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의 화장품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 2021년 고가의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지만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섬라이프앤 측은 자본잠식 상태는 일시적인 것으로, 한섬으로부터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등 사업 확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5일 한섬에 따르면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 -7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자본잠식이란 기업의 적자가 누적돼,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아진 것을 말한다. 자본은 자본금,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쉽게 말해 자본잠식 상태는 기존 투자금까지 까먹기 시작한 것이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는 자본금이 완전히 잠식된, 이른바 ‘완전 자본잠식’이라고 일컫는다.

한섬라이프앤은 현대백화점그룹의 화장품 사업의 선봉장 격이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현대백화점그룹에서 본격적인 화장품 시장 진출을 알릴 때 인수한 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섬라이프앤의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의 초고가 제품인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 가격대는 50mL에 125만원. <사진=오에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은 패션 외길을 고집해왔다. 그러다 지난 2020년 5월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인 ‘클린젠코스메슈티칼(현 한섬라이프앤)’의 지분 51%를 약 100억원 주고 인수했다.

이후 한섬라이프앤은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지난 2021년 8월 론칭했다. 주요 제품 가격은 20만~50만원대며, 최고가 제품은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50mL)으로 125만원에 달한다.

오에라는 현대백화점 본점, 판교점 등 유통 채널을 꾸준히 확대하며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의 입지는 작다.

한섬라이프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1억원, 당기순손실은 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7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졌다. 지난해 연간 매출 규모는 약 33억원을 기록했다.

한섬라이프앤은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가겠다는 목표다. 이에 지난해 11월엔 모회사 한섬으로부터 9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대여하기도 했다.

한섬라이프앤 관계자는 “(자본잠식은) 신규 사업 특성상 영업망 확대 및 마케팅 등의 투자비용 집행에 따라 일시적으로 발생한 사항이다”라면서 “한섬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등 지속적인 사업 확장을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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