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호·넥센타이어, 지난해 재고 ‘4조’ 육박…분위기 전환 ‘시동’

시간 입력 2023-05-16 07:00:08 시간 수정 2023-05-15 17: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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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재고자산 3조9134억원…전년 대비 31.2%↑
올해 완성차 생산 정상화…타이어 공급 증가 예상돼
원자재 가격·해운 운임 하락도 호재…실적 개선 전망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지난해 연간 재고자산이 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물류 대란, 완성차 출고 지연 등 각종 악재 탓에 타이어 판매가 줄어들면서 재고 부담이 가중된 여파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정상화로 완성차 업체의 신차 생산이 원활해진 만큼 타이어 3사는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늘려 재고 소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16일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은 3조913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재고자산인 2조9817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9317억원(31.2%) 늘어난 금액이다.

우선 한국타이어의 재고자산은 2021년 말 1조8966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4495억원으로 5529억원(2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도 5880억원에서 8147억원으로 2267억원(38.6%) 늘어났고, 넥센타이어의 경우 4971억원에서 6492억원으로 1521억원(30.6%) 증가했다.

전체 자산 중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승했다. 한국타이어의 자산총계 대비 재고자산 비중은 2021년 말 16.2%에서 지난해 말 19.5%로 3.3%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금호타이어는 13.5%에서 17.4%로 3.9%포인트 올랐으며, 넥센타이어는 13%에서 16.5%로 3.5%포인트 상승했다.

타이어 업체의 재고자산은 타이어 제조와 국내외 판매를 위해 보유한 자산인 제품, 상품, 원재료, 재공품, 미착품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신차용·교체용 타이어 제품과 타이어 생산에 필수적인 천연고무·합성고무 등 핵심 원재료가 재고자산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타이어 3사의 재고자산이 지난 1년간 급격히 증가한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류 대란과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지역 봉쇄 등이 맞물린 영향이 컸다. 이들 3사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해 물량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은 점도 타이어 재고가 지속적으로 누적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타이어의 전기차용 초고성능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 ev’를 장착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Leap Motor·링파오)’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11’.<사진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타이어 3사의 재고자산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정상화로 인해 완성차 업체의 신차 생산이 늘어나면서 신차용 타이어 공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이어 3사 중 가장 먼저 분기보고서를 공시한 금호타이어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74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663억원(-8.1%) 감소한 금액으로, 재고 소진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타이어 3사의 재고 부담 완화와 함께 실적도 회복세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타이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9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9억원(51.5%) 증가했고, 금호타이어도 545억원으로 100배 이상 급증했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전기차 타이어 등 고수익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과 해운 운임의 동반 하락이 이들 3사의 실적 개선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7일 5109.6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이달 12일 기준 983.4포인트로 떨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과 해운 운임 상승 등으로 타이어 생산과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고가 쌓이며 수익성이 악화했는데,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며 “완성차 생산 정상화로 타이어 공급도 늘어난 만큼 재고 부담이 점차 줄어들며 실적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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