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통큰 투자로 윤 대통령에 ‘눈도장’… ‘망사용료’ 논란 분위기 바뀌나

시간 입력 2023-05-02 07:00:02 시간 수정 2023-04-28 17:35:4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윤 대통령 만난 넷플릭스 CEO, “향후 4년 간 25억불 투자”
망사용료 논란 언급 없어… 의무화 법안은 지지부진
“넷플릭스 국내 투자확대 환영, 법안 처리 영향줘선 안돼”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가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서 한국에 대한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약속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넷플릭스가 K-콘텐츠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망사용료’ 법안처리 과정에서 넷플릭스에 유리한 국면으로 분위기가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향후 4년 간 한국 콘텐츠 산업 육성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 이후 현재까지 투자한 누적 투자 금액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윤석열 대통령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접견한 자리에서 해당 내용을 약속했다.

넷플릭스 측이 한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지원을 발표하면서, 미디어 업계는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리즈, 영화 뿐만 아니라 예능 다큐 등 다양한 장르 및 포맷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측은 공식 발표를 통해 “특수효과, 특수분장, 후반 작업, 제작 재무, 현장 지원 등 콘텐츠 제작 전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이번 투자는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며,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출처=넷플릭스>

넷플릭스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국내 창작 생태계와 협업하며 일궈낸 사회경제적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5조6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약 1만6000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이처럼 한국 콘텐츠에 대한 통 큰 투자를 약속하면서 국내 미디어 업계의 환영을 받고 있지만,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관련 소송을 진행중인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통신업계 입장에서는 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본사 차원의 K-콘텐츠에 대한 통근 투자가 넷플릭스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로 이어져, 국내에서 논의중인 망사용료 의무화 법안처리에 변수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방미 일정 당시 넷플릭스의 적극적 투자 약속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망사용료’와 관련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사용료’ 소송전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이 국내에서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정작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에는 실질적으로 ‘망사용료’를 일절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11월, SK브로드밴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망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신청을 했으나, 넷플릭스 측이 이를 거부하고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지만, 넷플릭스가 항소하면서 현재 2심 절차가 진행중이다.

특히 국회에서는 망사용료 의무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망사용료 의무화 법안은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에 트래픽을 유발하는 만큼의 망사용료 부과를 의무화 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의 분위기는 넷플릭스 등이 일정 수준의 망사용료를 부과하도록 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출처=넷플릭스>

그러나 이번에 넷플릭스가 본사 차원에서 K-콘텐츠에 투자를 약속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가 윤 대통령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면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이것이 국회에서 논의중인 ‘망사용료 의무화’ 법안 처리가 지연되거나, 소송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관련 미디어 업계도 넷플릭스의 K-콘텐츠에는 큰 평가를 하면서도, 이번 발표가 망사용료 논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인기로 투자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기에 제작 편수와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당연한 투자의 내용이 ‘망사용료’ 관련 법안의 처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 측 관계자는 “넷플릭스와의 소송과 관련해 5월중에 9차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어 계획에 따라 준비를 잘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