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새로’ 진격에도 소주 시장 선두 안 내어주는 ‘하이트진로’

시간 입력 2023-04-27 07:00:02 시간 수정 2023-04-28 04: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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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소주 시장 선점한 ‘새로’…7개월간 1억병 팔리며 인기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60~70%로 압도적
‘진로이즈백 제로 슈거’ 성과 나타나… 소주시장 경쟁 치열

“손님 진로이즈백은 이제 제로 슈거밖에 안 나와요.”

지난 15일 식당에서 제로 슈거 버전이 아닌 기존의 ‘진로이즈백’을 찾던 22살 김 모 씨는 종업원으로부터 이 같은 대답을 들었다.

지난해부터 촉발된 ‘제로 슈거’ 열풍이 음료에서 소주까지 확산되자 하이트진로가 ‘진로이즈백’을 제로 버전으로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진로이즈백 제로 슈거’는 먼저 출시돼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이후 7개월간 1억병 이상 팔았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처음처럼 새로’ 출시 이후인 지난 4분기 롯데칠성의 소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6억원 늘었다. 이는 기존보다 26% 증가한 수치다. 

롯데칠성은 올해 ‘처음처럼 새로’의 매출액 목표를 1000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2분기 ‘처음처럼 새로’ 640ml(페트병)를 추가로 출시해 제로 슈거 소주 시장에서의 선두를 지켜나갈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성과에도 롯데칠성이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은 참이슬을 주력으로 하는 하이트진로가 약 60~70%, 롯데칠성이 10~20%로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소주 제품들 <사진제공=각 사>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소주 제품들 <사진제공=각 사>

또한 대표 소주의 포트폴리오도 하이트진로(8종)에 비해 롯데칠성(2종)이 부족하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포트폴리오는 ‘참이슬 2종’, ‘진로이즈백’, ‘이슬시리즈 5종’까지 총 8종이다. 반면 롯데칠성의 소주 포트폴리오는 아직까지 ‘처음처럼’ 2종이 전부다.

결과적으로 두 회사의 소주 부문 매출(별도 기준) 격차도 아직 크다. 지난해 두 회사의 소주 매출(별도 기준)은 하이트진로 1조2901억원, 롯데칠성 2767억원이다.

시장의 관심은 하이트진로가 지난 1월 출시한 ‘진로이즈백 제로 슈거’가 롯데칠성의 ‘처음처럼 새로’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다. 

하이트진로 측은 기존의 진로이즈백을 제로 슈거로 바꿔 출시했기 때문에 기존 진로이즈백 소비자들이 이탈하지 않는 한 제로 슈거 버전의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진로이즈백 판매량은 누적 15억병에 이른다. 제로 슈거 버전이 출시된 이후인 지난 3월 판매량도 전월대비 9% 늘며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롯데칠성 측은 ‘처음처럼 새로’의 호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를 통한 소주 시장 점유율 경쟁은 장기적 도전으로 보고 있다. 롯데칠성은 처음처럼 2종의 매출을 올리는 데 주력하면서, 동시에 성장 시장인 증류식 소주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희석식 소주 라인업을 늘릴 계획은 없고 처음처럼 2종에 집중할 계획”라며 “당장은 소주 시장 점유율에서 1위인 ‘참이슬’과 차이가 크긴 하지만 ‘처음처럼 새로’의 현재까지 성과가 내부의 기대보다 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로이즈백 제로 슈거가)올 1월 출시됐기 때문에 제로 슈거 소주 시장 점유율 변화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17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17년 94만5860㎘에서 2018년 91만7959㎘, 2019년 91만5596㎘, 2020년 87만4537㎘, 2021년 82만5848㎘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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