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후판 수입량 급증…철강-조선업계 가격 협상 변수되나

시간 입력 2023-04-14 07:00:04 시간 수정 2023-04-13 17: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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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후판 수입량 59만톤, 전년 대비 31.7% ↑
수입산 후판 사용을 협상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
철강업계는 품질이나 특수성 고려하면 영향 없을 것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올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후판 수입재가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동안 후판 수입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 협상에서 철강업계가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였지만 후판 수입재 유입이 늘면서 조선업계도 인하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서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톤당 10만원 인하가 이뤄졌는데 올해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조선업계는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원가 부담을 고려해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두 업계가 가격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은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판 수입 증가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올해 1분기 국내 후판 수입량은 59만4576톤으로 전년 동기 45만1633톤보다 14만2943톤(31.7%)이 늘어났다. 2년 전 15만9092톤에 비해서는 43만5484톤이 (273.7%) 증가했다. 국내 유입이 증가한 것은 해외 철강사들이 저가 수출에 적극 나선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후판 수입 증가가 가격 협상에서 변수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조선업계가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철강사들은 국내로 수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만큼 국내 조선사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 후판 수입이 원활할 때에는 조선업계가 중국 철강사의 조선용 후판 공급 제의를 받고 이를 협상 카드로 내세운 적도 있다.

특히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가격 협상은 코로나19 이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20년 하반기에는 조선용 후판의 경우 톤당 65만원 수준이었다. 유통용 후판이 2020년 12월에 톤당 69만원보다도 오히려 낮았다.

철강업계는 적자를 보면서 조선용 후판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후판 수입이 원활하지 않자 가격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표면적인 이유는 원가 상승과 가격 정상화였지만 업계 내에서는 후판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이에 2021년 상반기 톤당 10만원 인상을 시작으로 2021년 하반기 톤당 35만원, 2022년 상반기 톤당 10만원으로 세 차례 인상이 이뤄진 바 있다.

조선업계는 다시 후판 수입이 정상화되면서 수입재 사용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인하를 요구할 카드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대부분이 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서도 “품질적인 문제가 없는데 가격적인 부분에서 이득이 있다면 수입재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철강업계 내에서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겠지만 결정적인 영향을 줄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협상에서 철광석 가격 등 원가 변동 요인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대체할 수 없는 특수 후판이 있고, 품질적인 면에서도 국내산이 우수하다”며 “기본적으로 철광석 가격 등 원가가 협상의 기준이 되며, 조선업계가 협상 카드로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철강업계가 물러날 정도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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