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온라인 증권사 이베스트, STO로 ‘차별화’ 가능할까

시간 입력 2023-04-13 07:00:08 시간 수정 2023-04-12 17: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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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전담 TF 조직 나서…MOU 맺을 업체도 모색 중
증시 하락으로 순이익 80% 넘게 하락…수익성·차별성 도모 과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토큰증권 발행(STO)에 승부수를 거는 모습이다. 온라인 증권사로 출범한 탓에 영업력이 제한 적인 상황에서 증시 불황까지 겹치면서 새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한 때 증시호황을 타고 자기자본 상위 10대 대형 증권사에 버금가는 실적을 거두며 주목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며 상황이 반전됐다. 변동성이 높은 리테일 외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해진 것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내부적으로 STO 전담 팀을 꾸리고, 블록체인‧조각투자 등 관련 업체와의 협업 등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TF에는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와 윤원재 글로벌영업본부장 등이 포함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TF 구성이 거의 마무리된 것은 맞지만 아직 정식으로 TF가 출범한 것은 아닌 상태”라며 “TF 구성 이후 업체를 물색해 협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2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81.5%의 이익 감소를 겪었다. 증시 침체와 시장 부진에 따른 투자손실과 리테일 고객 유출 탓이다. 증권가 전반이 어려운 실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로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1999년 한국의 LG증권, 미국 이트레이드증권, 일본 소프트뱅크의 3국 합자회사로 당시 ‘이트레이드증권’이라는 명칭으로 설립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국내 최초 ‘인터넷 증권사’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온라인 기반 증권사로 출범했던 키움증권이 대형사로 발돋움하는 동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렇다 할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고 10위권 밖 중소형사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에서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톱(Top) 10 대형사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언멧 니즈’(Unmet Needs, 충족되지 않은 요구)를 주문하고 나섰다. 그는 “대형 증권사들이 하고 있는 사업과 시스템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며 “현재에만 머무르지 말고 새로운 고객이 미래에 가지가 될 ‘언멧 니즈’를 발굴해 먼저 투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STO 사업에 나선 점은 부담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월 블록체인, 조각투자 업체 등과 함께 ‘STO얼라이언스’를 구축했으며 NH투자증권은 STO 비전그룹을 결성해 협업 모델 발굴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결성했고, 키움증권도 뮤직카우 등 조각투자 업체와 협업해 STO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를 준비 중이다.

때문에 STO 사업에 대한 선점효과를 기대하거나 차별화를 가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따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가 STO 관련 제도적 기반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증권업계도 적극적으로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다만 아직 STO의 시장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나서는 상황인 만큼 차별화가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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