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앞둔 철강업계, 원가 상승에 골머리

시간 입력 2023-03-30 07:00:08 시간 수정 2023-03-29 17: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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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전기요금 인상되면 원가 높아져 수익성 크게 악화
4월 가격 인상 결정하고도 수요 부진에 적용 여부 미지수

철강업계가 2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철강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4월 가격을 인상하면서 대응할 방침이지만 수요 부진으로 인해 실제 적용 여부는 미지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1원이 오르면 철강업계가 추가로 부담하는 전기요금는 연간 200억원에 달한다. 철강업계는 지난 1월에 1kWh당 13.1원 인상으로 연간 2600억원의 전기요금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는 2분기 전기료 인상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산업부는 한국전력공사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kWh당 12~13원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

산업부의 계획대로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질 경우 철강업계가 받는 원가 부담은 더욱 커진다. 지난해 약 7000억원 수준의 전기료를 낸 현대제철은 2분기까지 요금이 오르면 올해는 약 1조원을 납부해야 한다. 동국제강 전기요금도 지난해 2805억원에서 올해 3000억원 중반대까지 늘어나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경우 전기를 통해 쇳물을 생산하는 전기로 비중이 높아 전기요금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현대제철이나 동국제강 같은 전기로 제강사들은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평균 10%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4월 철강재 가격을 인상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하고, 현대제철을 비롯한 전기로 제강사들도 철근 가격을 톤당 2만원 이상 인상할 방침이다. 열연강판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톤당 100달러를 밑돌았는데 올해 들어 톤당 12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철근 원자재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은 지난해 12월 톤당 45만원에서 올해 3월 톤당 52만원으로 상승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인상된 가격 적용 여부는 미지수다. 철강업계는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도 시장 내 판매가 부진할 경우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국내 수요는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철강재인 열연강판의 경우 올해 1월 국내 판매량은 67만3000톤으로 전년 동월 88만9000톤에 비해 21만6000톤(-24.3%) 감소했다. 전기요금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철근 역시 판매가 감소했다. 철근은 올해 1월 국내에서 65만톤이 판매돼 전년 동월 77만8000톤 대비 12만8000톤(16.5%) 줄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3월부터 통상 계절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판매가 살아나야 하지만 올해는 판매가 저조해 가격인상 적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요금마저 또 오르면 철강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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