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 다시 내렸다고?”…디젤 중고차 판매 ‘날개’ 달았다

시간 입력 2023-03-27 07:00:04 시간 수정 2023-03-27 05: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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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 올해 2월 기점 경유 가격 재역전
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 37%→25% 축소 영향
디젤차, 가솔린차 대비 유류비↓…구매 수요↑

기아 4세대 카니발.<사진제공=기아>

최근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가솔린차 대비 유류비 부담이 적은 디젤차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싸지면서 가성비가 높은 디젤 중고차에 대한 구매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중고차 실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에서 판매된 디젤 중고차는 4만8399대로 전월 대비 8.9% 증가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1년 새 11.8% 늘어난 수치다.

디젤 중고차의 판매가 증가한 건 지난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는 일명 ‘가격 역전’ 현상으로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구매 진입장벽이 낮아진 영향이 컸다. 케이카가 집계한 인기 디젤 중고차 시세 전망을 보면 기아 4세대 카니발 디젤 모델의 올해 3월 평균 시세는 264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BMW 5시리즈(G30) 디젤 모델의 평균 시세도 3932만원으로 20% 감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앞서 경유·휘발유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경유 수급 차질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1월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948원으로 휘발유 가격(1946원)을 추월했다. 국내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돈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었다.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격차는 한때 230원 넘게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격 차가 좁혀지다 지난 2월 23일을 기점으로 휘발유 가격이 1579원을 기록하며 경유 가격(1578원)을 약 8개월 만에 재역전했다. 정부가 올해 1월 1일부터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37%에서 25%로 축소한 반면 경유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유지한 여파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오피넷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595원으로 경유 가격(1527원)을 웃돌았다. 다만 오는 4월 유류세 인하 정책이 종료를 앞둔 점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상일 케이카 PM1팀장은 “디젤차는 가솔린차 대비 유지비가 적은 장점이 큰데, 최근까지 이상 현상이 이어져 이런 점이 다소 퇴색됐었다”며 “전반적인 시세 하락으로 가성비가 높아진 디젤차에 대한 관심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고차 구매 시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인 점을 고려할 때 디젤 중고차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일 차종 기준 디젤 중고차는 가솔린 중고차보다 구매 가격은 높지만, 연비가 더 높아 유류비를 포함한 유지비 부담이 비교적 적은 특징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유 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디젤차를 외면했던 소비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디젤차 구매 수요가 늘면서 시세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당분간 판매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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