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도 14년만에 분기 ‘적자적환’ 한파 …“추가 감산 임박했다”

시간 입력 2023-03-20 17:39:15 시간 수정 2023-03-20 17: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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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반도체 적자 삼성 4조원·SK 3조원 전망
재고 증가, 가격 하락세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감산 미루면 가격하락 3 분기 이상 확대될 수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라인.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라인. <사진제공=삼성전자>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조단위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일각에서는 추가 감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조사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실적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9071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조1214억원 대비 86.5%나 급감한 수준이다.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09년 1분기의 5930억원 이후 14년 만의 최저치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반도체 한파의 영향이 절대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올 1분기 14년만에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1분기 삼성전자 DS 영업손실 추정치는 최소 1조9060억원(현대차증권)에서 최대 4조4710억원(대신증권)까지 이른다.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라 재고자산도 큰 폭으로 늘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52조1879억원으로 2021년 말 41조 3844억원에서 20.7% 증가했다.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반도체 재고다. DS부문의 재고자산은 2021년 16조 4551억원에서 지난해 29조576억원으로 급증하면서 76.6%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DS부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전분기 대비 증가하고, 비트 출하량도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파운드리·LSI도 고객사 수요 감소로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도 적자가 예상되며,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의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손실 전망 규모는 3조10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1조8984억원) 대비 63.6%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가 9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충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15조6647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9501억원) 대비 75% 불어났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도 발목을 잡는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달 1.81달러로 1년 전(3.41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KB증권은 최근 9개월 간(2022년 7월~2023년 3월) D램과 낸드 가격이 약 70%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분기에도 D램은 19%, 낸드는 18%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추가 감산을 이어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라인 운영 최적화, 설비 유지 보수 강화 등을 통해 자연적인 감산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5일 주주총회에서 “설비 투자는 시황 변동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품 라인업 효율화, 라인 설비 호환성 강화 등 투자 효율 제고와 체질 개선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첨단공정 전환을 통한 자연적 감산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에 대응해 감산에 나섰다. 회사 측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50% 감축하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4분기부터는 중국 우시 등 주요 생산라인에서 웨이퍼 투입량도 축소했으며 올해 D램과 낸드 웨이퍼 생산량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감산 결정을 미루게 된다면 판가가 생산 원가 이하 수준에서 머무르게 되는 기간이 3분기 이상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업체들의 추가 감산 시점이 매우 임박했거나, 이미 진행 중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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