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미래 먹거리 ‘로봇’ 승부수…“웨어러블·물류 로봇 쏟아진다”

시간 입력 2023-03-20 07:00:01 시간 수정 2023-03-20 04: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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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추가 매입
연내 주행 보조기구 로봇 엑스원(EX1) 출시 예정
LG전자도 27일 주총서 5G 특화망 연계 로봇사업 공식화
모빌리티·AI 기술진화, 세계 로봇시장 연평균 20% 고공행진

CES 2020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이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GEMS)’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미래 신사업으로 로봇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 개발업체에 지분을 투자하고, 웨어러블 로봇 출시 계획을 공식화 했다. LG전자도 5G 특화망 사업진출을 통해 본격적으로 로봇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 91만3639주를 약 278억원에 추가 매입했다. 지난 1월 지분 10.3%(194만200주)를 인수한지 두 달 만이다. 이번 매수로 삼성전자가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율은 14.99%(285만4136주)로 늘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다족보행 로봇, 협동로봇 등을 전문으로 하는 종합 로봇플랫폼 기업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최대 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도 체결, 향후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커 보인다. 삼성전자가 콜옵션을 모두 행사할 경우 보유 지분율은 59.94%까지 확대대 사실상 최대주주가 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로봇을 활용해 삼성그룹 내 자동화를 추진하고, 로봇 제품을 개발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술 협력 등 성과 여부에 따라 M&A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투자를 확대해왔다. 지난 2021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향후 3년간 로봇과 인공지능(AI) 개발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키면서 관련 조직을 키워왔다.

로봇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연내에는 웨어러블 주행 보조 로봇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지난 1월 CES 2023에서 “올해 안에 주행 보조기구 로봇인 엑스원(EX1)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시니어 케어, 운동 등 다양한 로봇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로봇 제품 출시 일정을 언급하며 상용화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한 부회장은 지난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다양한 로봇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강화하고 고객 생활에서 유용함을 체험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확대할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공식화 했다. 

LG 클로이 캐리봇이 파스토의 스마트 물류센터인 용인2센터에서 작업자와 협업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일찌감치 로봇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5G 특화망을 활용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27일 정기 주총서 ‘기간통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올 상반기 중 ‘5G 특화망 기간통신사업자’ 신청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5G 특화망은 이동통신사가 아닌 일반 기업이 5G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방식으로, 특정 기업이나 공장 등 제한된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내부 전용망이다. 각사의 서비스 환경에 맞춰 맞춤형으로 제작돼 기존 이통 3사의 공용 5G망 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기존 로봇 사업과 5G 특화망을 결합해, 로봇을 기반으로 한 기업간 비즈니스(B2B) 사업을 본격화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개발해온 로봇 사업에 5G 특화망을 연계해 종합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물류센터, 병원, 호텔 등에 로봇 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서비스 로봇과 물류로봇 분야에서 꾸준히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지난 2017년 인천공항에서 안내 로봇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자율주행과 안내, 방역, 배송 등 7종의 ‘클로이(CLOi)’ 로봇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와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사 로보티즈 등에 지분을 투자하고, 로봇 전문기업 로보스타를 인수하면서 기술 개발에 힘을 실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로봇 매출액은 매년 2배 가까이 성장해, 올해 약 300억원에서 2025년에는 약 1300억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배송 로봇 판매 확대와 물류 배송 솔루션 공급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서빙 로봇 및 물류 로봇 등 관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특정 고객에 맞는 솔루션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빌리티, AI 관련 기술의 빠른 진화로, 현재 전 세계 로봇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현재 약 250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 로봇 시장이 오는 2030년에는 1600억 달러(약 198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20%의 기록적인 성장률이다.

양 연구원은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등 사회적 과제에 대한 해결 수단으로 로봇이 떠오르고 있다”며 “기존 산업용 로봇을 비롯해 협동 로봇과 물류 로봇 및 F&B(서빙·조리) 로봇 등 차세대 산업용 로봇을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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