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사명서 ‘유업’ 뗀다…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

시간 입력 2023-03-20 07:00:08 시간 수정 2023-03-17 17: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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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상호가등기 마쳐…“넓어진 사업에 따른 후속조치”
저출산으로 유업계 경쟁 심화…‘단백질·건기식’ 등 신사업에 주력

매일유업에서 판매하는 커피, 단백질 음료, 간편식, 대체우유 등 <사진=매일유업 홈페이지>

매일유업이 ‘매일’로 사명 변경을 준비하며 유제품 주력 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출산율 저하로 우유·분유 등 유가공 사업 환경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또 매일유업이 단백질음료, 식물성 우유, 건강기능식품을 신사업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어 유업이라는 꼬리표를 떼려는 의도도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매일’로 상호 가등기를 마쳤다. 상호 가등기 신청 이후 본등기 마무리 기한으로는 통상 6개월이 주어진다. 다만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 사명 변경 안건은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은 나오지 않았다.

매일유업은 우유·분유 사업의 매출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우유·분유 등 유가공 매출 비중이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하지만 국내 출산율 저하로 주요 사업인 우유·분유 사업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201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제일 낮다. 

출산율 저하는 국내 분유시장 규모 축소로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2897억원으로 2017년에 비해 33% 줄었다. 여기에 오는 2026년부터는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미국·유럽에서 수입되는 유제품에 관세가 없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최근 몇년 사이 압타밀 등 국내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한 수입 분유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늘고 있어 유업계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매일유업도 그동안 사업다각화를 위한 여러 방안들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변신을 위해 사업 동력으로는 단백질음료, 식물성 우유, 건강기능 식품을 낙점시키며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신사업에 대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2018년에 출시한 성인용 단백질음료 ‘셀렉스’는 지난해 말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넘겼다. 또 2021년 10월에는 영양식 판매부를 따로 독립시켜 신규 법인 ‘매일헬스앤뉴트리션’을 설립했다.

작년 11월에는 미국의 대체우유·단백질 기업인 ‘퍼펙트데이’와 MOU를 체결했다. 매일유업은 퍼펙트데이의 단백질 생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매일유업은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변신을 본격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1일 김선희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2009년 처음 입사해 2014년 유가공 업계 첫 여성 CEO에 오른 인물이다.

김 부회장은 입사 후 자회사 ‘상하’ 합병과 커피전문점 ‘폴바셋’사업 독립을 주도하면서 선제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또 건강식, 대체우유, 가정간편식(HMR) 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기업 정체성을 전연령 대상의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사명 변경의 경우 어떤 대대적인 절차는 아니고 기존 진행해왔던 사업 범위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후조치 격”이라며 “올해는 중국 매출의 이전 수준 회복과 신장을 해외 사업의 큰 축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올해 국내외 사업 모두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존사업 중심의 국내 매출이 전체의 75%에 이르기 때문이다. 해외 사업의 경우 중국시장의 매출 회복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매일유업은 앞서 2016년 중국시장에 진출해 연 500억원 규모의 수출을 올렸지만, 사드(THAAD)배치와 코로나19 이후 40% 이상 줄었다.

지난 2021년 인수한 호주 파우더원료공장의 경우엔 현재 시제품 생산은 하고 있지만 수익이 나기까지는 장기적 도전이 될 전망이다.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은 B2B형식으로 중국·동남아로 수출될 예정이다.

한편 매일유업의 매출은 2019년 1조3933억원, 2020년 1조4631억원, 2021년 1조5519억원, 2022년 1조6856억원으로 조금씩 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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