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자동차 강판은 내리고 조선용 후판 올리고

시간 입력 2023-03-10 07:00:08 시간 수정 2023-03-09 17: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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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판 가격 인하 유력…톤당 15만원 인하 예상
조선용 후판은 인상과 인하 놓고 의견차 발생
원자재 가격 반영 시점 달라 상반된 협상 분위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상반기 자동차와 조선업계에 출하되는 철강재 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데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양사는 자동차 강판 가격은 인하하는 쪽으로, 조선용 후판 가격은 올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상반기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서 인하폭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상·하반기, 2022년 상·하반기까지 총 네 차례 가격 인상이 이뤄졌던 만큼 자동차 업계에서 큰 폭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체들도 가격 인하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톤당 15만원이 인하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이보다 인하폭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협상이 진행 중이다.

반면 조선용 후판은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간 가격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철강업계는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조선업계는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2021년부터 조선용 후판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2020년 하반기에 톤당 65만원이었던 조선용 후판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톤당 110만원을 기록해 2년 만에 45만원이 올랐다.

반면 철강업체들은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후판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는 철광석의 경우 8일 기준 톤당 127.9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협상이 마무리된 12월 103.1달러보다 24.8달러(24.1%) 상승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뿐만 아니라 제철용 원료탄, 전기료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많아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직 인상과 인하를 놓고도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라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 분위기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지난해 가격 협상 결과에서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강판은 지난해 상반기에 톤당 15만원, 하반기에 톤당 10만원이 인상됐다. 조선용 후판은 상반기 톤당 10만원 인상 후 하반기에는 톤당 10만원이 인하됐다.

또 자동차 강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원자재 가격을 올해 상반기 가격 협상에 반영하는 반면 조선용 후판은 현재 시점의 원자재 가격을 반영한다는 점도 협상에서 온도차가 발생하는 이유다.

자동차 강판은 지난해부터 하반기 철광석 가격이 하락했지만 상반기 철광석 가격을 반영해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지난해 하반기 철광석 평균 가격은 톤당 106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톤당 142달러 대비 36달러(-25.4%)가 하락했지만 자동차강판은 오히려 톤당 15만원이 인상됐다. 이에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하반기 하락한 가격이 반영되면서 가격 인하가 유력한 상황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강판 가격 인하로 인해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조선용 후판 가격까지 인하될 경우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어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서는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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