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증권사 ‘PF뇌관’, 하이투자 채무보증 부채 증가율 최고

시간 입력 2023-03-09 17:33:58 시간 수정 2023-03-09 18: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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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증권사 채무보증 부채 1년 새 27%↑
증권사 우발부채 규모도 20조 돌파

채무보증 제공과 관련한 증권사들의 부채가 최근 1년 간 빠르게 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따른 유동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PF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충당부채를 공시한 20개사의 채무보증 충당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8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4575억원에 비해 27.0% 증가한 수치다.

지출 가능성이 높은 부채를 충당부채라고 하는데 이 중 채무자가 빚을 못 갚으면 대신 갚겠다고 보증을 서는 채무보증과 관련된 부분을 채무보증 충당부채라고 한다.

증권사의 채무보증은 부동산 PF 비중이 큰 편이다. 부동산 PF는 금융회사가 시행사에 아파트, 상가 등을 착공·분양할 때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을 말한다.

부동산 시행사는 신용도가 낮은 경우가 많아 PF대출 채권을 담보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때 증권사는 채무보증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채무보증 충당부채는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증권사에 따라 1000% 이상 증가한 곳도 있어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해 유동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의 채무보증 충당부채는 규모로도 조사대상 증권사 중 가장 컸고 증가율도 최고였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958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1652.9%나 증가했다.

교보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증가율은 높았지만 각각 124억원, 113억원으로 규모는 작았다.

이 외에 현대차증권(651.0%), 키움증권(649.7%), 삼성증권(552.0%), 다올투자증권(516.4%) 등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금융지주계열 증권사들은 채무보증 충당부채 규모가 줄었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752억원, 857억원으로 각각 26.6%, 34.0%씩 줄었고 하나증권도 202억원으로 20.4% 감소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익은 많이 늘었지만 리스크는 커졌다”며 “올해는 수익 다각화화 함께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PF 대출 관련 증권사의 우발부채도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발부채는 미래에 현실화될 수 있는 잠재적 부채를 말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4일 발간한 ‘부동산 PF 대출 관련 증권사의 우발채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25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우발채무는 총 2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증권사가 신용위험도 부담해야 하는 매입확약이 94.2%를 차지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금리, 경제성장 둔화, 부동산 부진 등 비우호적 경제환경이 지속되면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며 “고위험군 유동화증권에 대한 우발채무를 집중 보유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부동산 PF 부실 우려를 인식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정책금융 공급을 지난해 말 잔액 대비 약 5조원 확대해 부동산 PF 연착륙에 나선다. 또 다음달에는 ‘PF 대주단 협약’도 가동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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