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버티컬 서비스’성공에… 11번가·이커머스업계도 경쟁 뛰어들어

시간 입력 2023-03-09 07:00:04 시간 수정 2023-03-09 08: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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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명품부터 중고가구 플랫폼까지…편집샵 EQL 작년 매출 2.5배↑
11번가 ‘우아럭스’오픈…정품 ‘에르메스·샤넬·롤렉스’ 판매
신뢰 제고 나선 이커머스… ‘SSG닷컴·롯데온’ 명품 전문관 확대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기업인 한섬이 운영중인 온라인 편집샵 ‘EQL’. <사진=EQL홈페이지>

유통업계가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기존 계열사간 통합몰(오픈마켓)형식에서 특정 상품 혹은 집단을 타깃으로 하는 ‘버티컬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각 그룹사 별 온라인몰을 따로 운영해온 현대백화점그룹의 버티컬 플랫폼 전략이 성과를 보이자 11번가 SSG닷컴 등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버티컬 플랫폼은 특정 집단 고객을 대상으로 특화한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통합몰이 대세던 지난 2021년 부터 일찍이 버티컬 플랫폼 운영에 집중해 서비스의 질적 성장을 도모했다. 이 같은 전략은 지난해 네이버-무신사 갈등으로 촉발된 오픈마켓 가품 유통 논란으로 신뢰를 잃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은 자사 패션 브랜드 제품을 제공하는 ‘더한섬닷컴’과 해외 패션 브랜드 상품을 다루는 ‘H패션몰’, 온라인 편집샵인 ‘한섬EQL’, 현대백화점 공식몰인 ‘더현대닷컴’, 식품관 상품을 취급하는 ‘현대식품관 투 홈’, 현대홈쇼핑 전문몰 ‘현대Hmall’, 가구를 취급하는 ‘리바트몰’을 운영중이다.

이 중 현대백화점그룹의 온라인 사업 부문,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을 운영중인 한섬의 지난해 실적이 꽤 좋았다. 한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2.8%, 10% 늘었다. 특히 온라인 편집샵 EQL의 지난해 매출은 248%나 성장했다. 이 같은 결과로 현대백화점은 리바트몰에 중고가구를 거래하는 플랫폼 ‘오구가구’를 추가로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6일 11번가에서 출시 예고한 버티컬서비스 ‘우아럭스’, SSG닷컴의 ‘캐치패션’ 명품 공식스토어, 롯데온의 명품 전문 플랫폼 ‘온앤더럭셔리’ <사진=각 사 홈페이지>

이에 11번가도 버티컬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며 고객 신뢰 확보에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발표한 ‘11번가 2.0’전략의 일환이다. 올해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오픈마켓 한계 극복 및 사업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1번가는 에르메스·샤넬·롤렉스 등 고가 브랜드를 취급하는 ‘우아럭스’를 최근 출시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고품질 식재료를 산지에서 직배송하는 ‘신선밥상’ 베타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으며, 작년부터 Apple 브랜드관과 Google 제품 브랜드관 등의 버티컬서비스를 운영해오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검증된 셀러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버티컬 영역 강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독보적인 구매경험을 제공하길 기대한다”며 “우아럭스, 신선밥상 두 서비스 모두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 성과를 규모로 말하긴 어렵지만 만족하는 고객평이 많다”라고 말했다.

또 SSG닷컴와 롯데온도 명품 카테고리를 시작으로 입점 브랜드를 늘리며 버티컬서비스를 통한 정품 유통에 힘을 주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2월 해외 명품 브랜드와 정식 제휴를 맺어 ‘캐치패션’ 공식스토어를 열었다. 또 최근에는 신세계그룹 야구단 ‘SSG랜더스’의 공식브랜드관을 오픈하며 버티컬서비스를 확장해가는 중이다.

롯데온은 작년 9월부터 명품 전문 플랫폼 ‘온앤더럭셔리’를 오픈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온 측에 따르면 온앤더럭셔리에서 판매되는 명품 등 모든 제품은 전문MD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 및 엄선된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들어 명품 소비가 줄고 있어 올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국내 백화점  3사의 1~3월 명품 매출은 5% 신장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신장률 33%에 반해 낮다. 원자재 값에 따라 가격 인상으로 인한 매출 상승을 감안하면 증가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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