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관심은 많은데 확실한 ‘한 방’이 아쉬운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시간 입력 2023-02-27 07:00:03 시간 수정 2023-02-27 06: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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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59~84㎡ 185가구 일반분양…3.3㎡당 3411만원
수요자 “분양가가 다소 비싸 편이라 청약은 고민 중”
아쉬운 학군·생활 인프라…개선까지 10년 정도 필요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입장대기 하고 있다. <사진=나혜린 기자>

“서울 영등포에서 모처럼 분양해 관심이 컸는데 부동산 침체시기인지라 분양가 때문에 (청약은) 애매하네요… 주변 학군도 좀 아쉽고.…”

24일 서울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견본주택에서 만난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A씨(40대·직장인)는 “이 분양가라면 구축 아파트이기는 하지만 목동으로 이사가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의 말처럼 이날 견본주택 오픈 전인 9시 50분에 ‘주차장 만차’ 팻말을 든 직원이 차량을 통제를 하고 있을 정도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금요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뤘고, 견본주택 밖에는 긴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대기줄에 서있던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B씨(60대·주부)는 “내후년 즈음 딸이 결혼 예정이라 한 번 보러 왔는데 사람 너무 많다”며 “견본주택 주차장도 만차고 주변에 차를 댈 곳도 없어, 남편은 차를 몰고 주변을 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분양 상담 창구의 모습. <사진=나혜린기자>

◇ 분양가, 기대만큼 저렴하진 않아

10시 30분 경,  분양상담까지 마치고 나오던 서울 노원구에 사는 C씨(50대·주부)는 “분양가가 저렴한 것 같지는 않다”며 “바로 앞 중흥S클래스 84㎡가 1년 전에 13억원에 팔렸다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엄청 떨어졌을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상 옵션이 너무 많은데, 원하는 걸 다 하려면 비용이 6000만원이나 추가돼 고민스럽다”라고 말했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7억9160만~8억6900만원 △84㎡ 10억7570만~11억7900만원이다. 3.3㎡당 평균 3411만원이다.

인근에 시세를 비교할만한 아파트는 중흥S클래스 밖에 없다. 이 아파트는 2022년 3월 전용면적 84㎡가 13억원에 매매된 바 있으나, 본격적인 집값 하락 이전이라 시세를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영등포자이 다그니티 입주자 모집공고에 따르면 84㎡A 기준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을 4대 추가할 경우 3300만원 가량 소요된다. 유상옵션을 모두 추가할 경우 전용 약 9000만원이 들어 세대마다 총 분양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D씨(50대·주부)는 “둔촌주공이랑 가격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 조건이 너무 차이 난다”라고 말했다.

둔촌주공의 분양가는 84㎡ 12억3600만~13억2040만원으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84㎡와 1억~2억원 차이다. 둔촌주공이 △강남 3구에 인접한 강동구 △대단지 △단지에 지하철역이 두 개(5호선 둔촌동역·9호선 둔촌오륜역)나 붙어있는 것에 비하면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다소 비싸다는 평이다.

영등포자이디그니티 59㎡ A형, 왼쪽부터 가족욕실·침실2·주방 <사진=나혜린 기자>

영등포자이디그니티 84㎡ A형, 왼쪽부터 거실·주방·침실1(안방) <사진=나혜린 기자>

◇ 좁고 불편한 공간…발코니 확장은 필수

수요자들의 관심은 내부에 집중됐다. 대다수의 관람객들은 입구 왼편에 위치한 단지 모형은 이후로 미루고, 유닛 내부부터 보기 위해 빠르게 줄을 섰다. 유닛은 59㎡ A형과 84㎡ A형이 마련됐다.

59㎡A 유닛 현관에 들어서자 정면에는 작은 방, 오른편에는 화장실이 보였다. 작은 방에서 다시 만난 B씨는 “방도 가족욕실도 좁다”며 “방(침실2)의 발코니 확장은 무조건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 유닛을 둘러봤을 때 거실이 크고 방과 주방이 작다는 반응이 많았다. 주방에 붙어 있는 다용도실과 주방의 크기가 엇비슷했다. 84㎡A를 둘러보던 한 관람객이 "다용도실이 넓은데 그만큼 부엌이 협소하다"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E씨(60대·자영업자)는 "다리에 장애가 있어 화장실·다용도실마다 턱이 많아 곤란하다”며 “실거주 목적이라 청약은 못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화장실 샤워부스와 다용도실에는 단차가 있었다. 실제로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노인이 거주한다면 부담이 될 수 있어 보였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시공 현장 <사진=나혜린 기자>

◇ 아쉬운 학군·노후화된 주변 환경

견본주택을 나와 바로 옆 시공현장을 둘러봤다. 시공 중인 현장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양평역 출입구였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안양천 공원, 15분 거리에 롯데마트·코스트코가 있어 생활 인프라는 양호해 보였다.

다만 학군과 주거 환경이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유치원생 자식을 두었다는 A씨(40대·직장인)는 “아이 교육 때문에 이사를 고려하고 있어 견본주택을 보러 왔는데 목동에 비하면 학군이 아쉽다”며 “목동 구축(아파트)이 10억~11억원대인데, 학군을 생각한다면 목동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어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주변이 다소 낙후된 것도 문제”라며 “입주 후 최소 5년 이상은 정비구역들 사이에 이 아파트 하나만 서 있을 것 같은데, 부모 입장에서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평동 인근 공인중개사는 “양평 13, 14구역이 재개발이 진행중이라 일대가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하면서도 “13구역과 14구역은 주민 간의 갈등도 있고 사업성을 이유로 사업이 정지돼 있어 (재개발까지) 향후 10년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GS건설이 시공하는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4개 동 총 707가구이며 이 가운데 전용면적 59~84㎡ 18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 별 일반분양 가구수는 △59㎡A 34가구 △59㎡B 40가구 △59㎡C 9가구 △84㎡A 32가구 △84㎡B 35가구 △84㎡C 35가구다.

△3월 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7일) 1순위 △8일 2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3월 14일이며 당첨자 정당계약은 3월 28~30일 3일간 진행된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12개월 이상, 지역별·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거주자이면 보유 주택 수와 세대주 여부 관계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당첨자 선정은 가점제 40%, 추첨제 60%이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10%이다. 정당 계약 시 1차 계약금 2000만원(정액제)내고 30일 이내에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나혜린 기자 / redgv237@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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