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신탁업 성과 언제쯤…지난해 수익 '지지부진'

시간 입력 2023-02-22 07:00:08 시간 수정 2023-02-22 0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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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헙업권 성장에도 증권은 -12.6%
신탁보수 수익은 1.4% 증가

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신탁업 확대에 나섰지만 성장세는 오히려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신탁업에 진출한 금융업권 중 증권업권만 신탁규모가 감소한 데다 관련 수익도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증권사 신탁 수탁총액은 270조4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309조5375억원)보다 12.6% 줄어든 수치다.

증권업계와 달리 은행, 보험업권의 신탁규모는 2021년 말보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업권의 지난해 말 신탁규모는 541조74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 늘었고 보험업권의 역시 18조8899억원으로 6.9% 증가했다. 모든 업권을 포함한 전체 신탁규모도 1223조819억원으로 5.0% 늘었다.

증권사의 신탁규모가 축소된 것은 비중이 큰 특정금전신탁에서 많이 빠져나간 영향이다. 특정금전신탁은 금융회사가 고객의 예탁금을 운용, 관리한 뒤 수수료를 제외한 원금과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지난해 말 증권업권의 금전신탁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14.1% 감소한 236조5889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신탁 등이 포함된 재산신탁도 33조2734억원으로 1.4% 소폭 감소했다.

신탁규모가 뒷걸음질치면서 증권업계가 신탁으로 벌어들인 수익도 감소했다. 21개 증권사의 신탁보수는 지난해 기준 총 3031억원으로 2021년(2989억원) 대비 1.4% 증가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신탁보수 수익 규모가 큰 곳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나증권은 수익 규모로는 업계 5위였지만 지난해 신탁보수 수익이 27.5% 줄어 232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도 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24억원으로 0.1% 증가하는 데 그쳤고 삼성증권은 273억원으로 3.8% 늘었다. 미래에셋증권만 713억원으로 14.5% 늘었다.

신탁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도 고객 편의성을 높이거나 고액 자산가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타 업권 대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비대면 신탁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번 서비스로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전문 상담원과의 화상 상담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보다 앞서 비대면 신탁 서비스를 출시한 KB증권은 신탁보수 수익도 2021년보다 23.4% 증가한 180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지난해 7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전문상담원과 화상 상담으로 가입이 가능한 비대면 신탁 서비스를 출시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는 2021년 대비 운용 잔고 및 수익이 모두 증가했고 전 영역에서 비교적 고르게 성장했다”며 “특히 외화 매칭형, 채권형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 수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올해 상품 라인업을 넓혀 신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B인생신탁 브랜드를 통한 종합재산신탁 비즈 활성화로 업무수탁과 자산보관 업무 등 부수업무까지 업무 영역을 확대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전체 수익을 놓고 보면 아직 신탁 관련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가능성은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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