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수요 부진에도 3월 열연강판 가격 인상 이유는

시간 입력 2023-02-20 07:00:02 시간 수정 2023-02-17 17: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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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제철용 원료탄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 ↑
지난해 4분기 적자 만회하기 위한 수익성 확보 전략  
수요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서 무리한 인상 지적도 나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3월 열연강판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철강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를 위해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무리하게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3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포스코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인상해 총 15만원을 인상한 셈이 된다. 현대제철은 2월과 3월에 가격을 올려 총 10만원을 올렸다.

열연강판은 기초산업소재로 사용되는 주요 철강재로 전체 철강재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으로 꼽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열연강판 가격 인상에 나서는 이유는 원가 상승 때문이다.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톤당 124.75달러로 지난해 12월 초 103.1달러에 비해 21.65달러(21%) 상승했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16일 기준 톤당 385달러로 12월 초 248.25달러 136.75달러(55.1%) 올랐다.

게다가 국내 전기료 인상도 원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h당 13.1원 인상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kWh당 1원 오르면 100억원의 원가 부담이 발생하는데 1분기에만 전기요금으로 인한 원가 상승분이 약 1300억원에 달한다.

가격 인상에 나서는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4분기 악화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지난해 4분기 6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현대제철도 4분기에만 27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가격 인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은 열연강판 원가 비중에서 약 70% 수준을 차지하기 때문에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적극적으로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수익성 확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제품 가격 인상인 만큼 가장 판매량이 많은 열연강판부터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여전히 국내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무리하게 가격만 올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국내 열연강판 판매량은 55만톤으로 전년 동월 63만5000톤 대비 8만5000톤(-13.4%)이 감소했다.

수요가 살아났을 때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가격을 인상한다면 시장 내에서는 미리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판매량도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수요가 부진할 때 가격을 인상하면 오히려 시장 내에서는 재고 조절에 나서면서 판매가 더 위축돼 판매 부진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게 되면 실제 가격 인상 반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포스코와 현대제철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중국산 수입재 구매로 돌아서는 수요가들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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