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클럽 탈락한 증권사들…‘메리츠證’ 모델 좇아 수익다각화 모색

시간 입력 2023-02-06 17:37:38 시간 수정 2023-02-06 17: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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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간 영업이익 메리츠 외 주요 증권사 모두 1조 밑돌아
침체된 리테일 대신할 기업금융‧글로벌 등으로 보폭 넓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기준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증권사들이 모두 ‘1조 클럽’에서 밀려나면서, 증권업계의 ‘수익 다각화’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증시 부진에 따라 리테일 부문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IB, 부동산, 글로벌 등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공시한 증권사 중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곳은 메리츠증권(1조925억원)이 유일하다.

지난해만 해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무난히 1조 클럽에 입성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3.1%나 감소해 8459억원에 그쳤으며, 삼성증권은 55.8% 줄어들어 전년의 ‘반토막’도 되지 못한 5786억원에 불과했다. NH투자증권도 전년보다 60%나 감소한 52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의 영업이익도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1조원에 한참 못 미칠 것이 유력하다.

유일하게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성장한 메리츠증권은 리테일보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사업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증대와 리스크 관리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타 증권사들이 중점을 두는 위탁매매와 자산관리(WM)는 모두 합해도 3% 수준에 불과하지만 IB와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키워 왔다. 이러한 점이 증시 불황 속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선순위를 95% 수준으로 해 향후 닥칠 리스크에 대비했다.

메리츠증권 측은 “지난해 모든 사업 부문에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차별화된 수익 창출 능력과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미 증권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시장 침체에 대비, 올해부터는 수익 다각화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메리츠의 성공 사례로 볼 때 성장동력 다변화는 필연적 과정이라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IB 사업부를 전문분야에 따라 재편, 시장 대응에 적극 나섰다. 또 자기자본투자(PI) 사업부를 비롯해 글로벌 IB사업부 및 글로벌 IB부문을 신설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고객 잡기에 나섰다. 기업 및 법인 대상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홀세일그룹’을 신설했다. 그간 각각 다른 그룹에 분산돼 있던 기능을 통합한 것이다. 또 IB그룹 내 ECM과 구조화금융을 담당하는 IB2본부를 2개 본부로 확대 개편, 총 4개 본부로 늘렸다.

NH투자증권은 리테일과 기업금융의 균형발전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강점이 있는 WM 등 리테일 부문의 조직을 확대 개편해 세분화된 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한편 IB 부문에서도 투자금융부서를 확대, M&A 및 인수금융 관련 확대된 수요에 대응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영채 사장은 지난 3일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글로벌 확장을 올해 재개하고, ‘글로벌 사업 원년’으로 삼는다고 밝히며 4년만의 해외거점장 회의를 열었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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