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5G’ 결국 제재 받는다…공정위 “‘20배 빠른 5G’는 과대광고”

시간 입력 2023-01-31 18:14:52 시간 수정 2023-01-31 18: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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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주권시민회의, 지난 2020년 ‘허위과장 광고 신고서’ 제출
공정위, 통신 3사 과대광고 제재 착수… 전원회의서 최종 제재 결정
LTE보다 약 4~7배 빨라… 28㎓ 대역 구축 실패, 약속보다 느려진 5G 서비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당초, 통신사들이 5G 서비스 초기부터 외쳐왔던 ‘20배 빠른 5G’ 광고 문구가 결국 과대광고 라고 판정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통신 3사의 과대광고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제재 의견을 포함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보고서는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의 조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검찰의 공소장 격 문서다.

이번 심사는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가 지난 2020년 10월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신고서를 접수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당시 소비자주권 측은 “5G 서비스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행위와 관련해 이동통신 3사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주권 측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통신3사는 2018년부터 LTE를 넘어 5G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내세웠다. 각사가 자신들이 제공하는 5G 서비스의 속도를 안내하며 ‘LTE보다 20배 빠른 초고속성’ 등을 강조한 내용이다.

소비자주권은 “소비자들은 통신 3사의 허위과장 광고로 인해 기존 LTE보다 비싼 5G 요금제에 가입했으나, 비싼 5G 요금제를 사용하면서도 이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다”면서 부당함을 호소했다.

실제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기존 LTE 요금제보다 종류가 적어 선택의 폭이 좁으면서, 금액대가 높은 편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통신3사 5G 요금제는 61개다. LTE 요금제(158개)의 약 38.6%에 불과하다.

SK텔레콤(왼쪽), KT(오른쪽 위), LG유플러스(오른쪽 아래)의 ‘20배 빠른 5G’ 광고 내용  <출처=소비자주권시민회의> 

통신3사가 주장해온 ‘20배 빠른 5G’마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통신서비스 수신권역(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5G 이동통신은 4G LTE 속도 대비 5배 가량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3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전송 속도는 896.1Mbps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3사 평균 LTE 다운로드 속도인 151.92Mbps에 비해 약 5.9배 빠른 수준이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LTE와 5G 간 속도 차이는 SKT 4.8배, KT 6.8배, LGU+ 6.7배 수준이다.

이와 관련,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해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5G가 LTE에 비해 20배 빠르다고 하는 것은 5G의 이론적인 속도”라며 “5G 상용화 초기에 이론적인 수치라는 것을 명기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28㎓ 대역의 5G 망 주파수 구축이 완료될 경우 LTE보다 20배 가량 빠른 속도가 구현될 수 있다”면서도 “비용 등의 현실적 문제로 28㎓ 대역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정부는 통신 3사의 5G 28㎓ 기지국 수가 당초 주파수 할당 당시 부과했던 조건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주파수 할당을 아예 취소하거나 이용 기간을 단축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때문에 현재 통신 3사 중 28㎓ 대역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은 SKT 단 한 곳 뿐이다.

다만 SKT 측이 28㎓ 대역을 전국적으로 상용화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3.5㎓ 대역보다 커버리지가 좁은 28㎓ 대역 기지국을 건설하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배 빠른 5G’가 실제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한 상황이다.

직원들이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통신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만약 공정위가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라는 통신 3사의 5G 이동통신 광고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을 적용할 경우, 관련 사업 매출액의 2%나 영업수익의 2% 선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현재 통신3사는 공정위에 제출할 관련 의견서를 준비 중이며, 제출 기한은 다음주 까지로 알려졌다. 통신 3사에 대한 최종적인 제재는 전원회의에서 심의·결정될 전망이다.

소비자주권 측은 “통신3사의 허위광고에 대한 적절한 시정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이동통신 시장에서 지속적인 거짓‧과장 광고가 이뤄질 것”이라며 “통신3사가 서비스 이용자들을 현혹하고 비싼 요금에 따른 부당한 이득을 취할 것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5G 속도 논란과 관련해서는 통신 3사 모두 5G 품질 및 커버리지를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T의 다운로드 속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1Gbps 이상을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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