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영업적자 2조’ 직격탄…“재고 털어내고, 전장 등 수주형 사업 확대”

시간 입력 2023-01-27 17:16:43 시간 수정 2023-01-27 17: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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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당기순손실 무려 3조1956억원…전년比 적자 전환
경기 침체 따른 수요 부진 심화…고객사 재고 조정에 수익 급감
올해 실적 흐름 ‘상고하저’…하반기 턴어라운드 위해 대책 마련
대형 패널 고강도 생산 조정…수주형 사업 중심 사업 구조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우선” 경상 투자 최소화…재고도 최소 관리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 매출 및 손익.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역대급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산업 수요 감소로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6조151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2021년 29조8780억원 대비 12.5%나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아예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무려 2조850억원에 달했다. 2021년 2조2306억원의 영업 흑자를 냈던 LG디스플레이가 1년 새 엄청난 적자 상황에 놓인 것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1조3335억원에서 -3조1956억원으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실적이 부진한 성적을 낸 것은 지난해 전 세계를 덮친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이 본격화한 탓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수천억원대의 영업 흑자를 기록하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들어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383억원으로 직전 분기인 2021년 4분기 4776억원 대비 4000억원 넘게 급감했다.

특히 TV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는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488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는 무려 75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영업손실이 8757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000억원 넘게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2조938억원으로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거시 경제 환경 악화로 수요 부진이 심화됐다”며 “전방 산업의 재고 조정 영향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요 흐름을 보여 온 하이엔드 제품군으로 확대되며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은 스마트폰용 신모델 출하로 직전 분기 대비 8% 증가했다”면서도 “그러나 중형 중심의 패널 가격 약세 지속과 재고 감축을 위한 고강도의 생산 가동률 조정이 손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올해 상반기에도 수요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트렌드의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CFO는 “거시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올 상반기에도 수요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며 “재고 조정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비용 축소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김 CFO는 “실적 부진 속에서 LG디스플레이가 선택할 수 있는 과제는 대규모 비용 축소”라면서 “올해 발생할 수 있는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약 1분기에 걸쳐 1조6000억원 규모의 재고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패널 사업에서도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국내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생산을 종료한 데 이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패널의 고강도 생산 조정에 나서는 등 대형 사업 합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올 1분기 약 1조원 규모의 비용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 CFO는 “올 2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매출이 확대되면서 적자 폭이 감소할 것이다”며 “하반기엔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높은 변동성으로 수요 회복 국면을 예상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에 대응해 그동안 추진해 온 수주형 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을 더욱 가속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CFO는 “지난해 고객과의 계약을 바탕으로 투자와 물량, 가격 등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주형 사업의 전사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렸다”며 “올 하반기 양산 예정인 스마트폰 신규 라인과 내년 상반기 양산 예정인 IT용 OLED 등 고객과 협의된 프로젝트들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올해 40% 초반, 내년 50% 수준 등 꾸준히 높여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또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태블릿 PC 등 중형 OLED 시장도 선점하는 등 수주형 사업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 <사진=LG디스플레이>

수급형 사업의 경우 고부가가치 영역에 더욱 집중하고, 합리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위한 사업 전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OLED TV 패널의 경우 수요 회복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차별화된 OLED 기술을 앞세워 고가 TV 시장 내 점유율을 지난해 20% 후반에서 올해 30% 이상으로 강화한다는 목표다.

LG디스플레이는 “하이엔드 시장 규모는 1000만대 수준으로 확대돼 신규 시장과 새로운 고객 확보 측면에서 기회가 많다”며 “이를 기반으로 기존 생산 체제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업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 OLED 매출 비중은 5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OLED 매출 비중은 40%로, 2021년 32% 대비 8%p 증가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게이밍 OLED △투명 OLED △사운드 솔루션 등 세 가지 시장 창출형 사업도 추진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기술 기반으로 프리미엄 지불 의향이 높은 하이엔드 게이밍 모니터 중심의 신사업을 공략하고 있다”며 “현재 8~9개 고객사와 협의 중이며,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투명 OLED는 리테일이나 건축 중심으로 투명 밸류를 하이라이트할 수 있는 핵심 버티컬 업체를 공략 중이다”며 “사운드 솔루션에 관해선 OLED와 함께 공급하거나 공간 제약이 많아 스피커 설치가 어려운 자동차 내부를 공략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SM브랜드마케팅 신규 플래그십스토어 ‘광야@서울’에 적용된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투자는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필수 경상 투자와 수주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최소화한다. 재고도 최소 수준으로 관리하고, 생산도 이와 연계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 CFO는 “지난해 4분기 선제적 재고 축소 및 대형 사업 운영 합리화가 향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강도 비용 감축 활동을 지속함에 따라 분기별 손익 흐름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면 과제인 재무 건전성 회복과 함께 사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실행력을 높이겠다”며 “수급형 사업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하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운영 체제를 마련하는 동시에, 수주형 사업 중심의 구조 혁신과 시장 창출형 사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립하고,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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