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비 줄인 증권업계, 전산운용비는 늘렸다⋯KB證 106%↑‘최대’

시간 입력 2023-01-27 07:00:05 시간 수정 2023-01-27 06: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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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3Q 판관비 7.9조…전년比 10%↓
전산운용비, 19% 늘어난 5398억 기록
KB·신한·한투·하나證 운용비 큰 폭 증가

지난해 금리 인상 등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따라 증권사들의 실적이 줄어들며 판매관리비 또한 쪼그라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판관비가 줄어든 와중에도 전산운용비에 들이는 비용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거래 환경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이동하며 증권사들이 전산운용비에 투자하는 비용 역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47곳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조1671억원, 당기순이익은 4조2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7.9%, 50.1% 감소한 수준이다.

실적이 줄어들자 증권사 차원에서는 판매관리비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판매관리비는 급여와 퇴직급여, 접대비, 광고선전비 등 매출원가에 속하지 않는 모든 영업비용을 말한다.

증권사 47곳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판매관리비 총합은 7조9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9.08% 감소한 금액이다. 3분기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판매관리비는 2조5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전산운용비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증권사들의 전산운용비 총합은 53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05% 늘어났다. 3분기 기준 전산운용비 역시 1842억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 대비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증권사 중에는 KB증권이 전년 대비 105.74%를 증액한 366억원의 비용을 전산운용비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도 전년 대비 전산운용비를 큰 폭 늘렸다.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산운용비는 288억6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5.85% 늘렸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각각 314억5700만원(전년 대비 31.28% 증가), 164억4300만원(25.39% 증가)을 전산운용비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카카오페이증권 136억5100만원(전년 대비 126.12% 증가) △현대차증권 53억4200만원(23.47% 증가) △상상인증권 34억7500만원(전년 대비 20.37% 증가) 등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전산운용비를 늘렸다.

증권사들이 전산운용비를 늘리는 것은 주식 거래 서비스의 이용 환경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사용이 늘어나는 등 주식 거래 서비스 이용 환경이 비대면으로 이동하자 증권사 차원에서 관련 비용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자 전산장애와 관련한 비중도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의 민원건수는 3625건으로, 전년 대비 2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의 HTS·MTS 장애와 관련한 민원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내부통제·전산장애’ 유형의 민원은 전년 동기 대비 10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 악화에 따라 증권사 차원에서 광고선전비와 인센티브 등의 비용을 줄이며 판매관리비가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수익과 관계없이 전산운용비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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