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이상 벤츠·포르쉐 전기차 ‘불티’…3대중 2대는 ‘법인차’

시간 입력 2023-01-12 18:02:45 시간 수정 2023-01-12 18: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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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첫 5000대 돌파…전년 대비 63%↑
벤츠·포르쉐·아우디·BMW 순으로 많이 팔려
법인차 비중 65%…“고금리 성장세 주춤할 수도”

벤츠 ‘더 뉴 EQE’.<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벤츠 ‘더 뉴 EQE’.<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지난해 1억원 이상 고가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 연간 5000대를 돌파했다. 벤츠와 포르쉐를 필두로 한 독일차 4인방이 수요 고급화에 힘입어 신형 전기차의 물량 공급에 집중한 결과다. 다만 고가 수입 전기차 중 법인차 비중이 70%에 달해 올해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 이상 고가 수입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5083대로 전년 대비 63% 급증했다. 2018년만 해도 불모지였던 고가 수입 전기차 시장은 2019년 92대, 2020년 1304대, 2021년 3118대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5000대를 넘어섰다.

우선 벤츠는 2020년 이후 2년 만에 고가 수입 전기차 시장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 간판 전기차인 EQS와 EQE의 높은 인기 덕에 총 2752대를 판매하며 시장의 54%를 점유했다. 벤츠코리아가 국내 수요가 많은 대형 전기 세단 EQS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준대형 전기 세단 EQE를 국내에 투입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국내 출시된 ‘더 뉴 EQE 350+’와 첫 번째 고성능 전기차 ‘더 뉴 AMG EQS 53 4매틱+’의 신차 효과도 벤츠의 성장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포르쉐는 대표 전기차인 타이칸을 앞세워 분전했지만, 2년 연속 고가 수입 전기차 시장 2위에 머물렀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등의 여파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타이칸의 물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은 영향이 컸다. 포르쉐의 지난해 고가 전기차 판매량은 총 1128대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타이칸을 비롯해 타이칸 4S, 타이칸 터보 등 7종의 타이칸 파생 모델에 대한 높은 수요를 고려해 추가 물량 도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우디는 지난해 고가 수입 전기차 시장 3위로 밀렸다. 2021년만 해도 포르쉐, 벤츠, BMW를 모두 제치고 선두 자리를 차지했던 것과 대조된다. 아우디는 지난해 356대가 팔린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트론 55 콰트로를 포함해 8종의 e-트론 파생 모델을 앞세워 총 79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BMW는 258대가 판매된 준대형 전기 SUV iX xDrive50을 비롯해 총 406대를 팔며 벤츠, 포르쉐, 아우디의 뒤를 이었다.

고가 수입 전기차는 국내 판매 가격이 1억원이 넘는 탓에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아예 제외돼왔다. 전기차 보급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지난해 국내 판매 가격이 8500만원 이상인 전기차에 보조금을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전기차 대중화와 수요 고급화 흐름으로 인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에도 고소득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고가 수입 전기차 판매가 대폭 늘어났다.

다만 올해부터 금리 인상 단계에서 고금리 유지 단계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만큼 고가 수입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가의 수입 전기차는 법인 명의의 리스(임대) 형태로 구매하는 사례가 많은데, 대부분의 경우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신규로 등록된 법인 명의의 고가 수입 전기차는 3281대로 전체의 64.5%에 달했다. 이는 2021년 1715대(55%)와 비교해 1566대(9.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올해 고금리 등의 여파로 인해 법인차 비중이 감소하면 시장의 규모도 다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요 고급화와 개성화 등의 영향으로 럭셔리 전기차의 판매가 꾸준히 이뤄졌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며 “금리가 오르는 만큼 법인차 운용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고가의 수입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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