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논의 불붙은 유럽…한국은 ‘지지부진’

시간 입력 2023-01-10 17:53:32 시간 수정 2023-01-10 17: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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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WC서 ‘망 사용료’ 주제로 기조연설 예정
EU “올해 1분기 말까지 망 사용료 논의 시작”
국내선 ‘망 사용료법’ 추진 중단…ISP-CP 협력 필요성 대두

올해 MWC 첫 기조연설 주제인 ‘공정한 미래에 대한 비전’. <출처=MW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망 사용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국회와 정부가 ‘망 사용료법’ 입법에 대해 신중론으로 돌아서면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오는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개최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정한 미래에 대한 비전’, ‘디지털 10년의 도래’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다. 글로벌 통신기업들은 협회 차원에서 망 사용료를 올해 업계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의견을 공유할 방침이다.

ISP(인터넷서비스제공사)와 CP(콘텐츠제공사)간 망 사용료 문제는 지난해 MWC에서도 논의됐다. 당시 통신 기업들은 CP가 망 투자비를 분담하는 차원에서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ISP와 CP는 수년째 망 사용료 논쟁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동영상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통신망 트래픽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트래픽 점유율은 구글(유튜브)이 27.1%, 넷플릭스가 7.2%로 두 영상 플랫폼이 전체 트래픽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업자들은 통신사에 제대로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는 유렵연합(EU)을 중심으로 망 사용료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티에리 브르통 EU 산업담당 집행위원은 EU 행정부가 올해 1분기 말까지 빅테크들의 유럽 통신망 비용 일부 부담 여부를 두고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스페인 정부도 EU 규제당국에 빅테크의 망 투자 비용 분담을 요구했다.

앞서 유럽 통신사들은 인터넷 트래픽 가운데 큰 비중을 미국 빅테크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망 구축과 운영에 따른 비용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9월 유럽 16개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빅테크의 망 투자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망 사용료 관련 입법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당초 국회는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을 줄줄이 발의하면서 입법 추진에 속도를 내왔다. 그러나 ‘망 사용료법’이 국내 CP에 대한 부담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콘텐츠 업계의 우려와 정부 부처간 입장 차 등으로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여야의원들이 발의했던 ‘망 사용료법’은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CP가 국내 ISP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법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업체와 달리 넷플릭스, 구글 등 해외 빅테크들은 국내 ISP들에 망 사용료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있다.

정부도 ISP와 CP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입법 추진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 플랫폼 발전방안’에서 “망 사용료는 네트워크 지속적 발전, 콘텐츠 산업 활성화, 이용자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네트워크 발전에 있어 CP의 노력과 기여, ISP-CP 간 협력 관계 구축 필요성이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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