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자회사 알뜰폰 '선불폰' 사업 못한다…“후불제 사용자가 대부분, 실효성 논란도 점화”

시간 입력 2022-12-23 18:15:00 시간 수정 2022-12-23 1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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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SK텔레콤(SK텔링크), LG유플러스(LG헬로비전·미디어로그)의 알뜰폰(MVNO) 자회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알뜰폰(MVNO) 자회사들이 선불폰 신규가입을 중단하고 단계적으로 선불폰 사업에 철수한다. 정부가 이처럼 기존 이통 3사의 알뜰폰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알뜰폰 시장구도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앞서 22일 “이통3사 자회사와 선불폰 중심의 중소 알뜰폰 사업자간 상생을 위해 이통3사 자회사가 선불폰 신규가입을 중단하고 단계적으로 선불폰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선불폰은 이용할 데이터만큼 일정 금액을 미리 내고 이용하는 방식으로,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 등이 통신 요금 지불 방식으로 주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12년 이통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 조건으로 ‘시장점유율 총합 50%를 넘길 수 없다’는 조건을 붙였다. 여기에는 ‘시장점유율 50%를 돌파할 경우, 신규 가입자를 받을 수 없는 사실상 영업 제한 조치에 들어간다’는 조건도 추가했다. 이번 조치는 해당 조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 3사 자회사의 점유율이 과반 이상이 된 시점부터, 시장 점유율 조정을 위한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다만, 지금까지는 이러한 규제 조치와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들에 시장이 쏠리면서, 알뜰폰 전문업체들의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은 "지난해 이동통신 자회사와 KB국민은행 등 대기업 계열사 5곳이 알뜰폰 시장 전체 매출액의 60%를 차지했다"며 "나머지 70개 중소사업자의 상생을 위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알뜰폰 시장 매출 1위부터 3위는 이통 3사의 자회사(KT M모바일·미디어로그·SK텔링크)가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2020년에는 LG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해 매출액 상위 4개 업체는 이통 3사 자회사의 몫이 됐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의 이번 조치에 따라, SK텔링크,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등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의 ‘선불폰’ 신규 가입이 전면 중단된다. 다만, 현재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알뜰폰 '후불요금제'를 사용 중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시장에 실질적인 큰 변화를 가져다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알뜰폰은 2010년 도입된 이후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지난 10월 말 기준 124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알뜰폰 가입자 비율도 12.4%에 달할 전망이다.

알뜰폰은 기존 이통 3사 대비 약 30~50%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년 약 1조4000억원씩 지난 10년 간 15조6000억원 가량의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를 입증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는 알뜰폰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알뜰폰 가입자가 최근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도 “이번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따라 알뜰폰 업계가 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며, 향후 인수합병 등을 통해 개별 알뜰폰사의 경쟁력이 보다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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