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치열해진 ETN 시장…1위 삼성證 뒤쫓는 신한·한투

시간 입력 2022-12-15 07:00:03 시간 수정 2022-12-14 17: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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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 시장 규모 10조원 규모로 ‘점프’
2조원대로 앞서가는 삼성證, 점유율 20%
신한투자·한국투자證 1위 자리 ‘맹추격’

10조원 규모로 성장한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1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삼성증권이 시장 내에서 유일하게 2조원대의 규모로 앞서나가고 있으나,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4000억원 가량의 차이로 삼성증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 ETN의 지표가치총액은 9조8011억원에 달한다. ETN 시장은 올 3월 처음으로 10조원 규모를 넘어신 이후 10조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6월 한때는 11조5000억원대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이 가운데 1위를 향한 증권사들의 싸움도 치열하다. 현재 ETN 시장에 참전한 증권사는 총 10곳으로, 이 중 지표가치총액이 가장 큰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2조1584억원에 달하는 지표가치총액을 기록하며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ETN 시장 내 삼성증권의 점유율은 22.0%에 달한다.

삼성증권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 뒤를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맹추격하고 있다. 현재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지표가치총액은 각각 1조8050억원, 1조7476억이다. 점유율은 신한투자증권이 18.4%, 한국투자증권이 17.8% 수준으로 각각 3.6%p(포인트), 4.2%p 차이에 불과하다.

이밖에 미래에셋증권의 ETN 지표가치총액이 1조1922억원으로 1억원대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메리츠증권 7382억원 △대신증권 5066억원 △KB증권 4869억원 △NH투자증권 4816억원 △하나증권 4336억원 △키움증권 1575억원 순이다.

상품 상장수도 증권사별로 차이를 보였다. 이 중 삼성증권은 총 58개의 ETN 상품을 발행하며 국내 발행사 중 가장 많은 상품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뒤를 이어 신한투자증권이 57개로 전체 중 2번째로 많았다. 아울러 메리츠증권 54개, 한국투자증권이 51개로 50개 이상의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으며, 유동성공급자로서 적극적인 호가제출을 통해 투자자들이 적시에 적정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이러한 점들이 유사한 상품들 중에서도 삼성증권의 ETN 상품이 특히 많이 거래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ETN이란 기초지수의 수익률에 연동하는 수익 지급을 약속하고 증권사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가 있는 파생결합증권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시장 가격으로 실시간 매매를 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ETF와 유사하다.

80조원에 달하는 ETF 시장 대비 ETN의 시장 규모는 아직 12.3%에 불과하지만, 관련 상품들이 지속 출시되며 시장 열기를 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 10월에는 코스피200·코스닥150 선물의 일간 변동률을 2배, 혹은 -2배로 추종하는 ETN 상품이 잇달아 출시된 바 있다.

실제로 ETN 시장 내 거래대금 상위 10위권 내에는 코스피200·코스닥150 선물의 일간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들이 절반을 차지했다. 13일 기준 거래대금이 가장 많이 쏠린 상품은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로, 239억원에 달하는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 인버스 2X 코스피200 선물 ETN’과 ‘TRUE 인버스 2X 코스닥 150 선물 ETN’도 각각 213억원, 211억원 등 200억원대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미래에셋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과 ‘KB 인버스 2X KOSDAQ 150 선물 ETN’ 등 2개 상품도 각각 115억원, 72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상위 10위권 내에 속했다.

이밖에 거래대금 상위 10개를 구성하는 상품 중 절반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관련 ETN 상품이 차지했다. 원자재 관련 ETN 상품 중에서는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의 거래대금이 214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186억원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 83억원 △TRUE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 73억원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71억원 순이었다.

임상백 삼성증권 ETP 운용팀장은 “원자재 선물의 실시간 가격을 정확히 추종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장점이 있어 원자재 ETN의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며 “원자재 ETN은 내년부터 미국 PTP(Publicly Traded Partnership) 매도 대금 원천징수에 따라 대안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ETN 시장은 2019년 7조6000억원대에 머물며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으나, 지난해 10월 들어 8조원을 넘어선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상장종목수 역시 2020년 290개에서 이달 기준 360개까지 늘어났다. 업계에서도 향후 ETN의 시장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점치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판매채널의 확대가 중요할 것으로 봤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상장상품 시장은 성장할 수 밖에 없다”며 “그중 하나인 ETN의 역할도 분명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ETN의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판매채널의 확대가 중요하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퇴직연금에 편입이 허용돼 투자자의 선택권이 커지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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