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호·넥센타이어, 재고자산 4.2조 달해…1년 새 1.3조 늘어

시간 입력 2022-11-17 07:00:09 시간 수정 2022-11-16 17: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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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말 2조9296억원 대비 44.3% 급증
재고자산 70%는 원재료와 신차·교체용 타이어
재고 관리 불안요소 많아 4분기 실적 개선 불투명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재고자산이 1년 새 약 1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물류 대란, 완성차 출고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타이어와 원재료에 대한 재고 부담이 가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재고자산은 4조2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말 재고자산인 2조9296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1조2982억원(44.3%) 늘어난 금액이다.

한국타이어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1조9333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6151억원으로 6818억원(3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는 5395억원에서 8950억원으로 3555억원(65.9%), 넥센타이어는 4568억원에서 7177억원으로 2609억원(57.1%) 각각 급증했다.

전체 자산 중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승했다. 한국타이어의 자산총계 대비 재고자산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16.3%에서 올해 3분기 말 19.4%로 3.1%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금호타이어는 12.6%에서 16.9%로 4.3%포인트, 넥센타이어는 12.5%에서 17.4%로 4.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타이어 업체의 재고자산은 타이어 제조와 판매를 위해 보유 중인 자산인 원재료, 제품, 재공품, 미착품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타이어 생산에 필수적인 천연고무, 합성고무 등 핵심 원재료와 신차용·교체용 타이어 제품이 재고자산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지난 15일부터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에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하고 있는 공명음 저감 타이어 ‘마제스티9 솔루스 TA91’.<사진제공=금호타이어>

국내 타이어 3사의 재고자산이 지난 1년간 크게 늘어난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해운 물류 대란, 중국 정부의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지역 봉쇄 등이 맞물린 영향이 컸다. 이들 3사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부품난으로 인해 신차 물량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타이어 재고가 지속적으로 누적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타이어 3사는 각종 악재를 딛고 수익성이 높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를 늘리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조2997억원, 영업이익은 1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 6.4% 증가했다. 이 기간 금호타이어의 매출은 9776억원으로 50.7% 늘었고,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매출은 7092억원으로 3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14.5% 감소했다.

다만 타이어 3사의 재고 부담이 여전해 남은 4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해운 운임이 하락세로 전환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3고(高) 현상’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완성차와 타이어의 수요가 모두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1일 기준 1443.29포인트로 지난 6월 이후 21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 운임 하락으로 인해 물류비가 감소한 점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전 세계적인 물류 대란이 여전해 타이어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완성차는 물론 타이어의 수요 또한 감소할 수 있어 재고 관리에 대한 불안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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