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델라 MS CEO 4년만에 방한…최태원·김택진 등 재계 인사들과 회동

시간 입력 2022-11-16 08:50:51 시간 수정 2022-11-16 08: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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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과 회동…클라우드·AI 등 IT 신사업 의견 교환
SK하이닉스,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공급 방안 논의 전망
김택진 대표 만남선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작 게임 관련 협의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MS 이그나이트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 행사에서 기조 연설 중인 사티아 나델라 MS CEO. <사진=연합뉴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한국을 방문했다. 나델라 CEO는 1박 2일이라는 촉박한 일정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잇따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나델라 CEO의 이번 회동을 두고 MS가 앞으로 인공지능(AI)을 비롯해 클라우드·반도체·게임 등 다방면에서 국내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나델라 CEO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MS 이그나이트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 행사에 참여해 기조 연설을 했다. 나델라 CEO의 방한은 2014년, 2018년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다.

나델라 CEO는 이날 행사에서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MS의 클라우드 기반 전략을 소개했다.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강력하게(Do more with less)’ 기업 비즈니스 성장 모멘텀을 만들고, 이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또 ‘디지털 숙명’을 비롯해 MS 클라우드가 어떻게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도록 한국 조직을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나델라 CEO는 “경제, 사회, 기술적으로 역사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 모든 조직은 디지털의 힘으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수행하고, 이 시기를 극복해 훨씬 더 강력하게 부상하고자 한다”며 말했다. 이어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일을 수행한다는 것은 더 열심히 혹은 오래 일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이는 오늘날의 제약을 딛고 조직이 할 수 있는 일과 궁극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일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을 적용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지털 자산을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디지털 숙명이다”며 “2025년까지 기업 업무의 95%가 클라우드에서 이뤄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지난달 미국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 대회 ‘MS 이그나이트’의 첫 오프라인 행사가 한국에서 개최된 점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나델라 CEO의 직접 연설이 처음 열리는 것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더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따로 있었다. 나델라 CEO가 국내 기업인들과 잇따라 회동을 가진 것이다. 나델라 CEO는 기조 연설에 나서기 전 최태원 회장, 김택진 대표 등 재계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최 회장은 MS 이그나이트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 행사장 인근 회의실에서 나델라 CEO와 회동했다. 이번 회동에는 박정호 SK스퀘어 대표 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동석했다.

최 회장은 나델라 CEO와 함께 SK스퀘어가 육성할 클라우드·AI 등 IT 신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지난해 6월 SK스퀘어 자회사 원스토어에 113억원을 투자하고 SK텔레콤과 함께 엑스박스 게임의 5G 이동통신 기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방면에서 협업을 이어 오고 있다.

국내 대표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SK하이닉스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MS는 구글·메타·아마존 등과 함께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온라인 데이터 사용량 증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활성화 등으로 데이터센터 확충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서버용 D램 수요 또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이는 SK하이닉스에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SK하이닉스가 향후 서버용 D램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 계획, 서버용 D램 공급 등을 논의했을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지난달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의 투자가 지속될 것이다”며 “내년에는 DDR5 시장이 본격 전개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첨단 공정을 기반으로 성능이 뛰어난 DDR5 비중을 늘리겠다”며 “특히 서버용 D램 비중을 내년 말께 3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나델라 CEO는 김택진 대표와의 회동에서 신작 게임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PC·콘솔 게임 ‘TL(쓰론앤리버티)’의 글로벌 퍼블리셔로 MS와 아마존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콘솔용 게임기인 ‘엑스박스’를 생산하고 있어 TL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더 유리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양사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MS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홍원준 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많은 글로벌 회사들의 개발 협업 요청이 있었다”며 “훌륭한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하는 내용을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당초 나델라 CEO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간 회동 성사 여부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11월 이 회장은 미국 출장 당시 미 MS 본사를 직접 방문해 나델라 CEO를 만난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은 시스템 반도체와 가상현실(AR),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차세대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준비하고 있는 메타버스 기기와 MS의 차세대 SW 기술력에 대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그러나 나델라 CEO가 이번 방한에서 이 회장과 만났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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