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에도 부동산 냉각…“금리가 최대변수”

시간 입력 2022-11-16 07:00:05 시간 수정 2022-11-15 18:02:36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조정대상지역 해제, 15억원 초과 주담대 허용 등에도 시장 위축 전망
시중은행 금리 상단 8% 넘어…“대출을 많이 내서 집 사기 어려워”

조정대상지역 해제 조치,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허용 등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고 있으나 주택시장 냉각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8%를 돌파하는 등 대출을 받아 집을 매수하기 부담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경기도(과천·성남·하남·광명 제외), 인천, 세종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또 이르면 다음주부터 중도금 대출 허용 분양가가 종전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음달부터는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가 허용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규제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시장 회복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나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4일 은행채 1년물 기준 6.764~8.064%로, 금리 상단이 8%를 넘어섰다. 은행 주담대 금리가 8%를 넘어선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신한, KB국민 등 다른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금리도 8%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이 침체로 주택 매매 시장은 꽁공 얼어붙은 상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조사에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55건으로, 2006년 조사 이후 역대 최저다. 전년 동기 2195건에 비해서는 79.3%(1740건) 급감했다. 종로구(4건)·광진구(7건)·용산구(8건)·중구(9건)·금천구(9건) 등 자치구는 한자릿수에 불과했다.

이 거래량은 올해 7월 644건, 8월 671건, 9월 613건 등 최근 몇개월간 1000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 2월(816건)을 비롯해 1000건 미만을 기록 중인 것도 올해 들어 처음이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집값 하락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6629만원으로 지난 9월 12억7624만원보다 995만원 하락했다. 전국 기준으로도 지난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4693만원으로 전월 5억5601만원 대비 908만원 내렸다. 앞서 9월 26일부터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평택·안성·파주·동두천시 등의 수도권 지역도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 규제지역 해제와 대출 규제 완화로 시장 연착륙에 기여가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금리가 치솟고 있어 대출을 많이 내서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으로 하락세 둔화는 가능하나 약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금리가 시장의 최대변수”라며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블랙홀이자 중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거래 회복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과 극인접지역을 제외한 경기도, 인천, 세종 등이 모두 해제됐지만 이것만으로 지역부동산 거래의 활성화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대출 규제가 체감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연준의 갑작스런 금리인상이 더해졌고 부동산 하락론도 제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