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가 불편한 트위치, 한국 시장 포기하나… 화질 제한 이어 “VOD 제공 중단”

시간 입력 2022-11-13 16:37:29 시간 수정 2022-11-13 16: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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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트위치>
<출처=트위치>

국내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 관련 법안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트위치가 이번에는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제공 중단을 발표했다. 트위치는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세계 최대 게임방송 플랫폼이다.

트위치는 지난 10일 공지를 통해 "이전부터 한국 법률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진화하는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최적 방안을 구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시청자에 대한 VOD 기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이용자들은 트위치 창작자들이 올린 다시 보기, 각종 편집 영상 등을 볼 수 없게 됐다.

이와 같은 조치는 한국에서만 적용되는 내용으로, 트위치 국내 서비스에는 실시간 중계방송 기능만 남게 된다.

아직까지는 트위치에서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내달 13일이면 한국 내 VOD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내년 초부터는 새로운 VOD 콘텐츠 생성 기능도 아예 중단된다.

트위치의 화질 제한 조치 안내 (왼쪽) 및 VOD 서비스 제공 중단 안내 (오른쪽) <출처=트위치 Blog>
트위치의 화질 제한 조치 안내 (왼쪽) 및 VOD 서비스 제공 중단 안내 (오른쪽) <출처=트위치 Blog>

트위치의 VOD 제공 중단 조치는 사실상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에 대한 거부 의사를 강하게 내비치는 행보로 보인다. 실제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제한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회에서 ‘망 사용료’ 관련 논의가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9월 28일, 트위치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한국 시청자의 동영상 최대 화질을 720p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기존 트위치의 영상 최대 화질은 1080p다.

트위치 측은 화질 제한 이유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서의 서비스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해결 대안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망 사용료' 논란에 부담을 느낀 트위치가 국내 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발을 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국내 이용자들은 해당 이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 기업이 한국에서만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트위치 한국 유저들은 서비스 제한 조치에 대한 불만과 실망감을 나타내는 동시에, 유사 서비스를 제공 중인 다른 기업들에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트위치가 한국 시장을 등한시한다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트위치의 지난 화질 제한 조치 이후 경쟁 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주가가 대폭 상승한 바 있다. 지난 6일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이 진행되던 때에는 네이버 웹 서비스들이 약 1시간 동안 '내부 서버 오류'로 인해 이용이 중단됐는데, 트위치 대신 ‘네이버’ 서비스를 선택한 이용자들이 몰리며 트래픽 증가로 서버 과부하가 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월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망 이용료 지급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에서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오른쪽부터),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출처=연합뉴스>
지난 9월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망 이용료 지급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에서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오른쪽부터),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출처=연합뉴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트위치의 화질 제한 조치 이후 국내 이용자들이 받은 피해 현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제한 조치가 이용자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한 부분이 없는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이다.

이용자들은 트위치의 서비스 제한 조치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망 사용료’ 논의로 해당 기업에 부담을 지운 국회와 통신사(ISP)에도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해당 법안에 대한 내용이 국회 입법 단계를 거치며 대형 CP 중 하나인 ‘트위치’ 측에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에는 이용자 피해로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망 사용료’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7일 해당 내용과 관련해 2차 공청회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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