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컨설팅 30년, 이성열 아이티센 부회장…“韓 플랫폼·코인 컨설팅 세계가 주목”

시간 입력 2022-11-07 07:00:03 시간 수정 2022-11-07 14: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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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C·IBM 등에서 삼성 등 국내 대기업 컨설팅
플랫폼·토크노믹스·물류·금융 등 특화산업 공략
“4분기부터 벌써 흑자…7년 내 IPO 구상 중”

“아이티센의 INF컨설팅을 ‘한국형’ 컨설팅 회사로 만들고자 한다. 한국이 가장 잘하는 산업, 한국만이 가진 산업환경에 최적화된 컨설팅으로  이제는 ‘한국형 컨설팅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

글로벌 기업의 미래 경영비전을 좌우하는 컨설팅 영역은 전적으로  해외 컨설팅 빅밴더들의 전유물이다. 맥킨지, 베인앤드컴퍼니, PwC 등 컨설팅 빅밴더들이 세계 주요 글로벌 기업의 경영 컨설팅 시장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이제는 글로벌 제조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대기업들도 이들 해외 컨설팅 빅밴더들과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컨설팅 업계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에서, 한국만의 특화한 시장환경, 한국 기업들을 위한 한국형 컨설팅 모델로 기업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인물이 있다.  국내 중견 IT서비스 그룹인 아이티센이 지난해 7월 컨설팅 전문업체로 설립한 INF를 이끌고 있는 이성열 아이티센그룹 부회장이 그 장본인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 현대,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 있고, 국내 모바일·동영상 플랫폼, 코인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지금,  이른바 ‘한국형 컨설팅 모델’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30년 동안 해외 컨설팅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을 상대해 온 그는 지난해 7월, 국내 중견 SI(시스템통합) 기업인 아이티센그룹에 전격 합류한다.  이 부회장이 SAP코리아 회장 자리를 떠나 IT 전문 그룹인 아이티센으로 옮긴데에는 이 회사 창업주인 강진모 회장의 덕이 컸다. 컨설팅 회사는 파트너십 체계(본부장과 파트너 컨설턴트)로 움직여 주식회사의 조직 체계와는 어울리지 않는데, 강 회장이 국내 기업문화에는 생소한 컨설팅 회사를 잘 이해해준 것이다 .

이 부회장은 30년간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 재직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과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의 글로벌 기업에서 경영 혁신 및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1990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컨설팅을 시작해 IBM코리아 대표, IBM 본사 전기·전자산업부문 글로벌 리더 등을 지냈다. 이후 A.T.커니코리아 사장을 거쳐 2018년 SAP코리아 대표와 회장을 역임했다.

30년간 컨설팅 업계에 몸 담아온 이 부회장이 말하는 컨설팅 회사는 ‘사람’ 중심의 회사다. 법무법인, 회계법인과 같이 파트너십이 곧 회사의 자산인 독특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는 “컨설팅은 사람이 중요하다. 인적 네트워크가 무형자산이다. 컨설팅 회사는 1년에 직원 교체율이 25%가 될 정도로 이직도 잦아서 기업 자체가 지니는 가치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사람이 모든 것인 컨설팅 분야에서, 한국 시장, 한국 기업에 특화한 컨설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컨설팅 회사는 유한회사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들은 이런 생태계를 이해 못해 컨설팅 회사를 잘 못 만든다”면서 “INF컨설팅은 솔루션 자회사를 갖춘 인하우스 컨설팅 주식회사다.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비즈니스모델”이라고 강조했다.

INF컨설팅은 아이티센그룹의 컨설팅 부문 중간지주회사다. INF컨설팅 아래엔 3개의 자회사가 있다.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FNF, 블록체인 기반의 토크노믹스 솔루션 기업 INF크립토랩,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INF로지넷이다. INF컨설팅은 지주회사지만 외부 투자 없이 솔루션 자회사들에게만 투자를 진행한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저랑 같이 오래 손발을 맞춰온 파트너들 20명 정도가 INF컨설팅에서 함께 하고 있다”며 “저를 포함한 파트너들한테 INF컨설팅의 지분을 다 나눠줬다. 아이티센이 전체 지분의 절반, 파트너들이 나머지 절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열 아이티센 부회장
이성열 아이티센 부회장

이 부회장은 INF컨설팅을 한국형 컨설팅 회사로 만들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분야인 커머스 플랫폼, 블록체인 경제(토크노믹스), 게임 등이 주 타깃이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신속함과 효율성을 겸비한 물류, 유통, 금융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의 독특한 시장 생태계와 경쟁구도, 규제환경이 역설적으로 INT 컨설팅이 글로벌 컨설팅 업체를 앞지를 수 있는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특히 커머스 플랫폼, 토크노믹스, 게임 등은 국내 기업이 가장 앞서가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추가로 벤치마킹할 기업이 없다”면서 “뿐만 아니라 물류나 금융은 한국만의 독특한 지리적 특성과 함께 각종 규제 이슈가 있다. 따라서 해당 분야의 기업들은 한국 시장환경에 익숙치 않은 글로벌 컨설팅 업체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편”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그는 “한국 시장환경과 규제환경을 잘 아는 컨설팅 파트너들이 외국의 시스템을 가져와 기업 혁신을 돕겠다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INT는 한국형 컨설팅을 강점으로 사업을 전개해 온지 1년만에 벌써 기대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 3분기까지는 적자였지만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많이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권사들과 컴플라이언스 비즈니스를 많이 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대규모로 신입 공채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는 “5~7년 안에 IPO를 구상 중”이라며 “컨설팅 자체는 기업가치가 없기 때문에, 솔루션 자회사들이 성장하면 중간지주사인 INF컨설팅의 기업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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