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에 꽂힌 LCC…사업 ‘체질 개선’ 통해 실적 개선 노린다

시간 입력 2022-11-03 07:00:05 시간 수정 2022-11-02 17: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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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화물기 도입 이후 운송량 증가
진에어, 한진과 항공화물 GSA 운송 계약
화물 사업 수익 오르면 적자 폭 축소 예상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항공화물 운송 사업에 뛰어들며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다.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을 개선해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6월 국내 LCC 최초로 화물전용기 1대를 도입하며 항공화물 운송 사업에 진출했다. 같은달 20일 중국 하노이 노선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나리타), 중국 옌타이로 노선을 빠르게 확장했다. 운항 횟수도 꾸준히 늘려 현재 하노이 노선은 주 6회, 도쿄(나리타) 노선은 주 4회, 옌타이 노선은 주 6회로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도입해 운용 중인 화물전용기는 주로 의류, 기계 부품, 전자상거래 물품 등을 실어 나른다. 운항 확대로 지난 6월 242톤이었던 운송량이 7월 920톤, 8월 952톤, 9월 1060톤으로 매월 증가했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누적 항공화물 운송량은 317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항공화물 누적 운송량(780톤)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제주항공이 운항하고 있는 노선별로 보면 지난 6월 가장 먼저 운항을 시작한 인천~하노이 노선이 가장 많은 2192톤을 운송했다. 7월부터 운항 중인 인천~도쿄(나리타) 노선은 770톤, 8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인천~옌타이 노선은 212톤 운송을 각각 기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운용 중인 여객기와 같은 기종으로 화물기를 운영해 비용 절감과 기단 운영 효율성이 높다”며 “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의 수요 공략에 집중해 화물 영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진에어도 지난달 한진과 항공화물 GSA(General Sales Agency·총판매대리) 운송 계약을 맺고, 화물 사업을 강화했다. 진에어는 태국 방콕, 일본 나리타·오사카, 필리핀 클락·세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베트남 다낭 등 5개 국가의 7개 공항으로 항공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진에어가 운송하는 주요 항공화물은 화장품, 전자제품, 잡화 등으로 월 최대 300톤 규모다. 진에어는 내년 상반기 신규 취항, 운항 재개 등 국제선 일정에 따라 항공화물 운송 대상 국가와 공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화물전용기.<사진제공=제주항공>

국내 LCC들이 항공화물 운송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올해 항공화물 시장이 전년 대비 4.4%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보잉이 최근 발표한 ‘세계 상용 시장 전망 2022~2041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항공화물 물동량은 연평균 4.1% 증가할 전망이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자상거래가 급격히 늘면서 항공화물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게 골자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FSC)들이 지난 3년여간 화물 사업을 통해 실적 방어에 성공한 점도 LCC들이 사업 다각화에 나선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이들 항공사는 지난 3년여간 여객기로 쓰이던 항공기를 화물전용기로 개조해 여객 수요 감소를 상쇄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2분기 매출이 3조3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는데, 이 중 화물 매출이 2조171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5.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국내 LCC들의 화물 사업 수익성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294억원, 영업손실 2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6.4% 늘고, 적자 폭은 76.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매출 1702억원, 영업손실 66억원으로 매출은 180.9% 증가하고, 적자 폭은 85.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LCC들이 최근 중·장거리 노선 취항에 나선 데 이어 화물 운송에 뛰어들며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항공화물 물동량이 하반기 들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선 여객 수요가 정상화되는 시점까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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