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부진 이겨낸 메리츠증권…여섯번째 ‘1조 클럽’ 달성 기대감↑

시간 입력 2022-11-02 07:00:03 시간 수정 2022-11-01 17: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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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누적 영업이익 8234억원…1조 클럽 ‘눈 앞’
부동산PF ‘선순위 딜’ 확보…빛 발한 리스크 관리
“금리 상승 발맞춰 채권 포지션 축소…선제 대응”

메리츠증권이 부진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부지런히 실적을 개선하며 영업이익 ‘1조 클럽’ 신규 입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1조 클럽에 입성했던 대형사들의 영업이익이 올해에는 전년 대비 30~40% 가까이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1조 클럽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2477억원, 당기순이익은 217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 13.8% 증가한 수치다.

3분기 호실적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1조 클럽에 성큼 다가간 상태다. 올해 9월 말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8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0% 오른 65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1조5210억원) △미래에셋증권(1조4855억원) △NH투자증권(1조2939억원) △삼성증권(1조3087억원) △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 총 5곳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누적 영업이익 9489억원으로 아쉽게 1조 클럽 안착에 실패했으나, 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써내려가며 1조 클럽 신규 입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호실적에는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은 현재 순영업수익의 30% 가량을 IB 부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중심으로 IB 부문에서 실적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경기 침체의 우려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며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사업에도 적색등이 켜졌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IB 수수료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건설 중인 부동산에 대해 차질 없이 준공을 완료할 수 있도록 자본력과 시공능력이 튼튼한 A급 시공사와 책임준공을 약정하거나, 금융지주계열 신탁사가 준공을 보장하도록 딜을 구조화했다.

특히 수익보다는 안전성을 중시해 선순위 확보에 주력했다. 부동산PF 대출에는 여러 금융기관이 다양한 방식과 순위로 자금 대여에 참여한다. 금리가 낮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우선적으로 상환받는 선순위 대출과 높은 금리와 비교적 높은 리스크를 부담하는 후순위 대출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비교적 금리가 낮지만 안전한 선순위대출을 선별해 자금을 대여했다. 그 결과 부동산 대출의 95% 이상을 안전한 선순위 대출로 구성해 부동산PF 리스크 부담을 피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부동산PF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PF 사업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라며 “메리츠증권은 95% 이상 선순위로 들어가고 있어 지금까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대출은 통상적인 은행 부동산 대출의 평균 부동산담보비율(LTV) 60% 기준보다 더 안전한 LTV 50% 수준으로 대출을 하고 있다”며 “이는 부동산 가격이 50% 떨어져도 메리츠 증권은 원금 손실없이 대출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 큰 수익을 거둔 점 역시 주목된다. 이와 관련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 시기에 따라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것을 미리 대비해 채권 포지션을 축소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거래대금 축소가 3분기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수탁수수료 수익의 비중이 크지 않은 점도 메리츠증권을 호실적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올 3분기 거래대금은 1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6조3000억원) 대비 47.52% 쪼그라들었다. 직전 분기(17조2000억원)과 비교하더라도 19.77% 감소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거래대금이 축소되는 추세이나, 메리츠증권은 수탁수수료 비중이 크지 않다”라며 “기업대출 중심의 이자이익과 보수적 자산운용 및 해외 부실자산 환입 효과로 올해 증권주 내 가장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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