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생산 줄이고 재고 쌓여간다”…반도체발 위기, 韓 경제성장 둔화되나

시간 입력 2022-11-01 16:06:32 시간 수정 2022-11-01 16: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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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반도체 생산지수, 2분기 연속 하락
재고지수, 올 6월 이후 넉달 연속 증가세
반도체 생산 축소, 제조업 전반에 악영향
대외 불확실성 지속 전망…경제 성장 저해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3회 반도체대전'에 전시된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사진=연합뉴스>

‘수출 효자’로 일컬어지는 반도체 생산이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발 생산 부진으로 국내 제조업 생산도 2분기 연속으로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3분기 반도체 생산지수(잠정치)는 320.6으로 직전 분기인 2분기 360.4보다 11.0%(39.8p) 감소했다. 해당 지수는 2015년 100을 기준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생산지수 감소 폭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직후인 그 해 4분기(-23.6%)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크다.

올해 들어서면서 반도체 생산은 감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1분기 367.1이었던 생산지수는 2분기 360.4, 3분기 320.6 등으로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반도체 생산량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재고는 점점 더 쌓여가고 있다. 올 3분기 반도체 재고지수는 237.1로 지난해 2분기 대비 17.4% 급증했다. 월간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올 6월 반도체 재고가 직전월에 비해 6.1% 늘어난 데 이어 7월 12.4%, 8월 3.8%, 9월 0.6% 등 넉달 연속으로 재고가 증가했다.

대한민국 대표산업인 반도체 생산이 줄면서 제조업 생산도 덩달아 뒷걸음질치고 있다. 올 1분기 120.5를 기록한 제조업 생산지수는 2분기에 1.7% 낮아진 118.5로 조사됐다. 3분기엔 1.6% 더 떨어져 116.6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조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이를 고려할 때, 반도체발 생산 부진은 제조업은 물론, 투자와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쳐 국내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반도체 산업이 위기에 직면한 것은 수요 감소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발간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반도체 부문이 대외 수요 둔화로 위축되고, 수출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경기 회복세가 제약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KDI에 따르면 지난 9월 반도체 수출은 전월인 8월 대비 5.7% 줄어 두 달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전체 수출 증가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둔화했다. 기업 심리를 나타내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9월 82에서 지난달에는 73으로 9포인트나 급락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 닥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국내 경제성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정보기술(IT) 관련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한 것이 반도체 수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 제조업의 경우 대외 하방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도 우울한 분석을 내놨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주요국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향후 반도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 봤다. 정부는 “수출 회복세 약화와 반도체 재고 누적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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