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매출’ LG전자…전장 사업 ‘웃고’ TV ‘울고’

시간 입력 2022-10-31 08:47:52 시간 수정 2022-10-31 08:47:52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3분기 매출액, 전년比 14.1% 오른 21조1768억원
영업익 7466억원…직전 분기 비교 시 5.8% 줄어
지난해 GM 리콜 충당금 고려 땐 “사실상 실적↓”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파 소비 심리 위축 탓
TV 사업 554억원 적자…전장 사업은 매출 성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LG전자가 생활 가전·전장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 따른 TV 사업 적자 심화로 예상보다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LG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매출액이 21조176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8조5675억원 대비 14.1% 늘어난 수치다. 직전 분기인 2분기 19조4640억에 비해서도 8.8% 확대됐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74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68억원보다 2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7922억원을 기록한 2분기와 비교해선 5.8% 감소했다.

업계는 사실상 LG전자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에는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 리콜 사태에 따른 4800억원의 대손충당금이 반영됐다. 이에 지난해 3분기 LG전자가 벌어들인 실질적 영업이익은 1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 분기의 실질적 영업이익은 3300억원가량 줄어든 셈이다.

당기순이익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3분기 5165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올해 3365억원으로 34.8%나 떨어졌고, 2분기 3380억원에 비해서도 0.4% 하락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에 따른 수요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가전 판매가 늘고 자동차 부품 매출이 성장하면서 지난해 보다 올 3분기 매출이 신장됐다”면서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비경상 요인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LG 올레드 TV. <사진=LG전자>

사업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생활 가전(H&A) 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올 3분기 H&A 부문 매출액은 7조47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증가했다. 이는 역대 3분기 중 최대 기록이다.

국내를 비롯한 북미,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을 중심으로 신가전, 스팀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H&A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물류비 부담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현재 LG는 전장 사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VS 부문은 올 3분기 2조345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6% 증가했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 확대에 대한 적극 대응과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LG전자는 2분기 연속 2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모든 사업 영역의 매출 성장과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주력 제품인 TV 사업을 영위하는 HE 부문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HE 부문의 올 3분기 매출액은 3조71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2% 하락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554억원의 적자를 냈다. 직전 분기인 2분기 영업손실 189억원보다 적자 폭을 더욱 키운 셈이다.

LG전자는 “글로벌 TV 수요 감소와 장기화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 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도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솔루션(BS) 부문도 적자를 기록했다. 올 3분기 BS 부문 영업이익은 -144억원으로 확인됐다.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등 B2B 시장 수요 회복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9.7% 오른 1조4292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LG전자 경영 실적. <사진=LG전자>

LG전자는 올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소비 심리 둔화 영향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타개할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생활 가전에서는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경쟁 지위를 강화할 것이다”며 “회복세를 나타내는 자동차 시장을 적극 모니터링해 전장 사업의 매출 성장 모멘텀 또한 확보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LG는 완성차 업체 및 부품 공급사와 긴밀히 협업해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과 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VS 부문 매출 성장 및 흑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고객 경험 혁신을 최우선으로 두고 SW(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새로운 사업 모델 육성을 통한 성장 모멘텀도 확보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이 큰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기반의 광고 콘텐츠 사업 등 추가적인 수익 모델을 계속 확보해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글로벌 TV 시장은 수요 감소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전자는 올레드 TV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시장 내 경쟁 우위를 확고히 하기로 했다. 또 건전한 유통 재고 관리 및 마케팅 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정희 LG전자 HE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전 세계 TV 시장에서 LG전자의 제품 기술력 우위를 앞세워 경쟁 우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재고 수준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높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수요 감소로 TV 제조사와 유통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한 건 사실이다”며 “이에 LG전자는 올 1분기부터 출하량 조정을 통해 유통 재고 리스크 최소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유통 재고와 자사 재고는 건전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다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수요 둔화에 따른 채널 공급 과잉 상황 하에서 추가적인 가격 하락 방지 및 수익성 강화를 위해 출하량 조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분간 재고 과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교한 수요 예측을 통해 재고 수준을 최적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