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한파 영업익 31.39%↓… ‘어닝쇼크’에도 “반도체 감산 없다”

시간 입력 2022-10-27 17:47:08 시간 수정 2022-10-27 17: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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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당기순이익 23.62% 내린 9조3892억원 기록
물가 상승·수요 둔화 따른 메모리 재고 조정 영향
올 4분기 이후에도 메모리 시황 약세 지속 전망
“인위적 감산 고려 안 한다는 입장엔 변함 없어”
중장기 수요 대응 위해 적정 수준 설비 투자 지속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요 둔화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영업이익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황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매출액이 76조781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9%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5분기 연속으로 70조원대의 매출을 거두는 쾌거를 달성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8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3.62% 하락한 9조389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메모리 재고 조정 등으로 반도체 매출이 감소했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와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이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 파운드리와 디스플레이의 현 실적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DX(Device eXperience)를 통한 수익성 확보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시스템LSI는 신형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SoC(System on Chip)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2억 화소 이미지 센서 판매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MX는 프리미엄 모델의 높은 인기를 발판 삼아 태블릿과 웨어러블의 판매를 늘리고, 중저가 신모델 출시를 통해 물량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VD(영상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수요 선점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생활 가전은 ‘비스포크(BESPOKE)’ 라인업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 판매를 증대시킬 계획이다.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다. 메모리는 재고 조정 영향으로 추후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원가 경쟁력을 고려한 제품 믹스를 운영해 수익성 중심의 D램 사업 운영 기조를 유지키로 했다.

또 내년부터는 데이터센터 증설 재개 등으로 서버용 제품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을 제고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높은 메모리 반도체 재고 수준에 대해선 감산 등과 같은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앞서 이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행사에서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사장은 “고객사의 재고 조정 폭이 커 수요 약세가 보이는데 내년에 데이터센터 증설도 확대되고, 신규 CPU를 위한 DDR5 채용도 늘 것으로 본다”며 “일부 외부기관에서는 D램 중심으로 하반기 시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D램 공정 난도가 높아지고, DDR5 칩 사이즈가 커지면서 당장 내년부터 생산 증가에 많은 제약이 나타날 것이다”며 “원활한 수요 대응 기준이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면 현재 재고 수준을 과거 기준으로 판단하는 건 무리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할 필요성이 큰 만큼 인위적 감산은 고려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 볼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투자도 늘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에 평택3·4기 인프라와 중장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극자외선(EUV) 등 첨단 기술에 집중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한 사장은 이와 관련해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으로 인풋(input) 투자를 지속하고, 반도체 업황과 연계해 설비 투자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투자 기조는 동일하다”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이익 기반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설비 투자가 즉각적인 비트 생산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며 “중장기적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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