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앞두고 ‘배당주’ 관심↑…고금리·레고랜드 사태 영향은

시간 입력 2022-10-28 07:00:09 시간 수정 2022-10-27 17: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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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배당수익률 ‘BNK금융지주(10.1%)’…개미 매수 랠리
금융당국, 배당제도 변경 언급…“배당 성향 높이는 데 긍정적”
“크레딧 이슈로 외국인 투자자 신뢰↓…배당주 작동 안갯속”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주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들어 급락세를 띠고 있는 증시 환경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에 투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에서 국내 상장사의 배당성향을 높이기 위해 배당제도 변경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내놓은 상황인 만큼 증권가에서는 배당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레고랜드 사태’ 등 신뢰도 하락으로 외국인 매수가 이뤄지지 않아 배당주가 작동되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28일 에프앤가이드와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BNK금융지주(10.1%)다. 뒤를 이어 △DGB금융지주(9.9%) △JB금융지주(9.6%) △우리금융지주(9.5%) 등의 순이었다.

배당주의 경우 비교적 변동성이 낮고, 총수익 관점에서 배당수익률이라는 부분이 하방 리스크에 완충 역할을 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배당 성향이 강한 종목에 대해 순매수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은행주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증시 급락에 따라 기대 배당 수익률이 높아지며, 배당주를 향한 개인들의 투심 역시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BNK금융지주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26일 기준 BNK금융지주의 거래 동향을 살펴봤을 때 개인투자자들은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순매수세도 가파르다. 개인투자자들은 각 7거래일,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가 하락에 따라 고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은 시장 금리를 상회하는 상태다. 18일 기준 3년물 국고채 금리는 4.2%로 코스피 고배당주(7.0%)나 코스피 배당성장수(4.7%)의 배당수익률보다 낮은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증권가 연구원들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배당주의 초과수익률이 극대화 될 가능성이 있다며 긍정적으로 점쳤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이 겹치며 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은 시장 금리보다도 높아졌다”며 “배당주는 하락 구간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인 만큼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배당주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당주는 벤치마크 대비 하락 폭이 크지 않지만, 반등 시기의 상승 폭 역시 크지 않다”며 “주가 지수가 반등하는 구간만 살펴본다면 성과가 부진해 보일 수 있으나, 하락 구간과 반등 구간을 누적해 평가할 경우 우월한 성과를 보여온 만큼 안정적인 누적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상황에서 얕은 침체가 수반되고 주식시장 붕괴가 단기간 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배당주가 아웃퍼폼 할 확률은 높아진다”며 “하반기 남아 있는 FOMC로 인한 추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배당주로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배당제도 변경도 배당주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12월 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고,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해 4월에 지급하는 식으로 연말 결산법인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 금융선진국은 매년 1~3월 배당금 규모를 결정한 뒤 배당 받을 주주를 정하고 1개월 이내에 지급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 진행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과 이에 대한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해당 세미나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자본시장의 한국형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 대상으로는 1991년 시장 개방의 폐단을 막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와 글로벌 기준과 맞지 않는 배당제도를 예로 들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제도가 금융 선진국처럼 변경될 경우 투자자는 배당금을 받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며, 배당금을 알고 투자를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배당제도가 변경되면 배당금이 정해지고 투자자가 확정돼 배당 성향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 불이행 등의 크레딧 이슈에 따라 외국인의 배당에 대한 신뢰가 약해져 배당주의 활약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앞서 강원도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20년 2050억원 규모의 ABCP 발행 당시 채무 보증을 섰다. 하지만 만기일인 지난달 29일까지 상환하지 못해 이달 4일 최종 부도 처리된 상태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신용등급 AA 수준의 우량 채권의 모집이 미달되는 등 채권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연말을 앞두고 외국인 매수를 기대해 배당주를 매수하지만 올해 배당주 매수는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금리가 아직 높고 최근 불거진 크레딧 이슈로 배당에 대한 신뢰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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